“‘이제 나도 우승할 수 있는 선수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이 올라왔어요. 더 노력해서 더 많은 우승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유효주(25)는 2022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발견한 스타 중 한 명이다. 데뷔 6년 차에 ‘103전 104기’로 생애 첫 우승의 꿈을 이뤘다. 새 시즌을 앞두고 두 번째 우승을 향해 다시 한 번 힘찬 발걸음을 내디딜 태세다.
29일 전화로 만난 유효주는 “겨울 훈련은 국내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1월과 2월에 체력 위주로 훈련한 뒤 3월에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새 시즌 준비 계획을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체력을 길러야 한다. 제 장점인 아이언 샷도 좀 더 가다듬을 생각”이라고 했다.
사실 유효주는 올해 초까지도 ‘골프를 그만둘까’라는 고민을 수없이 했다고 한다. 데뷔 후 6년의 시간 동안 2부 투어를 오가며 힘든 시간을 어렵게 버텨냈기 때문이다. 올해도 10월 위믹스 챔피언십 우승 전까지 출전한 25개 대회 중 절반에 가까운 12개 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하며 지옥의 시드전행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골프를 끊는 건 그 무엇보다 힘든 일이었다.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생각을 거듭했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당장 내년에 투어를 안 뛴다고 생각하니 슬픔부터 올라왔다. 그래서 즐기기로 했다. 웃으면서 버티면 언젠가는 좋은 일이 찾아온다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 그 결과 데뷔 후 104번째로 출전한 대회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우승 이후 많은 게 바뀌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우승 하루 만에 약 2000명이 늘어났고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데뷔 시즌인 2017년을 제외하고 매년 참가해왔던 시드전에 나갈 필요도 없어졌다. 기존 후원사 큐캐피탈파트너스와 좋은 조건에 재계약도 했다. 새로운 꿈도 생겼다. 유효주는 “더 많은 우승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새해에는 1승을 추가하는 게 목표다. 그린 적중률 톱 10에 드는 것도 또 다른 목표”라고 밝혔다.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 투어를 즐기려는 마음이다. 유효주는 “잘하고자 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투어를 뛰는 게 제일 큰 목표”라며 웃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한다.
꿈 같은 2022년을 보낸 유효주는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잊을 수 없는 시즌이었다. 홀인원 세 번과 첫 우승, 오랫동안 응원해온 프로야구 SSG 랜더스 홈경기 시구 등 하고 싶은 건 다했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많이 웃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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