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치솟자 금 현물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상장지수펀드(ETF) ‘ACE KRX금현물(411060)’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이 일으킨 시장금리 상승과 강(强)달러 기조가 한풀 꺾인 데다 경기 침체 우려 확산으로 올해 금 가격이 장기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절세 목적으로 연금 계좌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에게 금 현물 ETF가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는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ACE KRX금현물 ETF는 ‘KRX금현물지수’를 기초지수로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에 투자한다. KRX금현물지수는 한국거래소에서 발표하는 금 가격의 일간 수익률을 추종한다. 13일 기준 지수는 1780선을 기록하며 올 들어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금 가격은 달러 강세에 밀려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11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ACE KRX금현물 ETF는 금 가격 강세가 가팔라진 지난 1주일 동안 1.6%의 성과를 거두며 플러스(+) 수익률로 전환했다.
경기 우려가 짙어진 올해 금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 ETF로 유입되는 투자 자금의 규모도 커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ACE KRX금현물은 54억 원의 투자금을 흡수했다. 자금 유입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최근 1개월간 43억 원가량, 금 가격 상승세가 가속화된 1주간은 11억 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세 역시 활발하다. 개인은 같은 기간 이 ETF를 각각 23억 원, 3억 원가량 사들였다.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글로벌 주요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 금에 대한 상대적 수요가 확대돼 가격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수가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진 점을 고려하면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단으로 금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ETF를 통하면 확정기여형(DC형)·개인형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 계좌에서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선물 ETF는 파생상품으로 분류돼 연금 계좌 내 투자가 불가능하다. 반면 ACE KRX금현물은 금 현물을 편입해 운용하는 ETF이기에 투자가 가능하다. 한지숙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상품전략부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시기가 다가올수록 달러화 약세가 진행될 것”이라며 “올해는 금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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