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맥주 수입량은 중국이 총 4만 6504톤으로 가장 많았고 네덜란드(4만 5124톤), 일본(1만 8940톤), 독일(1만 7855톤), 아일랜드(1만 7189톤)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 맥주가 한국에서 수입량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주류 업계는 '칭따오'와 '하얼빈' 등 중국 맥주가 편의점 및 대형마트와 같은 가정 판매채널뿐 아니라 양꼬치 전문점 등 음식점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사용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칭따오의 유흥채널 판매 비중은 국산 맥주와 비슷한 전체의 약 40%를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유럽 맥주는 맥을 못췄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여파로 '홈술족'이 줄어든 탓으로 해석된다. '하이네켄'이 간판 격인 네덜란드 맥주 수입량은 지난 해 전년 대비 20% 감소해 중국에 1위를 내줬다. 같은 기간 '호가든'으로 유명한 유명한 벨기에도 맥주 수입량 순위가 3위에서 9위로 주저앉았다. 4위까지 올라왔던 폴란드 역시 6위로 밀려났다.
빈틈을 파고든 건 일본 맥주였다. 일본 맥주의 지난해 수입량은 1만 8940톤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수입량 순위 역시 2021년 9위에서 지난해 3위로 올라섰다. '아사히' 등 일본 맥주는 2018년까지 수입량 9만 여톤으로 1위를 지키고 있었지만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아 수입량이 이전 대비 6%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불매운동이 사그러든데다 편의점에서 '4캔 1만 원' 행사를 재개하며 지난해에는 20%까지 회복됐다.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수입 맥주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전체 맥주 수입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39만 여톤으로 정점을 찍었던 맥주 수입량 지난해 23만 여톤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규모다. 와인과 위스키 등 고급 주류의 인기도 수입맥주 성장에 제동을 걸었다. 지난해 와인 수입량은 총 7만 여톤으로 2018년의 4만 여톤 대비 7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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