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소들이 연초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을 앞세워 전 세계적인 신조선 발주 증가에 대응하고 있는 중국과 달리 ‘K-조선’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 탓에 생산능력 확충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두 나라의 격차가 더욱 좁혀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1위 조선사 후둥중화는 연초 사업계획에서 LNG 운반선 생산능력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후둥중화는 현재 상하이 인근 창싱조선기지의 확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기지는 도크와 작업장 등을 보유하고 있는데 확장 공사가 마무리 되면 후둥중화의 LNG운반선 생산능력은 연간 5~6척에서 10~12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후둥중화뿐 아니라 중국의 후발 조선소들도 LNG 운반선 건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다롄조선과 쟝난조선은 본격적으로 LNG운반선 수주를 시작했다.
중국 조선소들이 생산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배경엔 풍부한 노동력 공급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 글로벌 조선 발주 증가에 맞춰 인력을 제 때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능력을 공격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실제 글로벌 선박 시장은 글로벌 친환경 규제로 노후 선박 교체와 친환경 선박 수요가 높아지면서 발주량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 가격은 2018년 1억 86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2월 2억 48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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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국 기업들의 발주 물량이 급증한 것도 중국 조선소들이 LNG 운반선 생산 캐파를 늘리며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원동력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의 LNG운반선 수주량은 2021년 46만CGT(표준선박화물톤수)에서 지난해 440만CGT로 8배 성장했다. 같은 기간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물량은 1012만 CGT로 73% 늘었지만 중국의 성장 속도가 워낙 가파르다.
중국이 LNG 운반선 시장에서 매섭게 추격하고 있지만 한국 조선소들은 생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증설에 대한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소들의 연간 수주 가능한 LNG운반선 규모(업계 추산)는 60여 척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조선해양(009540)은 24척, 대우조선해양(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은 20척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공격적으로 LNG 운반선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한국 조선소의 아성을 뛰어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아직까지 한국 조선소가 우위에 있어서다. 실제 중국 조선소에서 인도한 친환경 선박들은 인도가 늦어지거나, 해상에서 멈추는 등 과거 문제가 많이 발생해 글로벌 선주들의 불신이 여전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 조선소가 수주를 받은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은 대부분 자국 발주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가 굳어지면 면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중국이 한국을 뛰어넘을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진 한국이 LNG 운반선 등 고부가치 선종에선 선주들의 신뢰를 받고 있지만 중국의 성장 속도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이 생산 능력 확대에 적극 나서면 양국 간 기술 격차는 빠르게 좁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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