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캐피탈(VC) 협회의 차기 수장으로 윤건수(60) DSC인베스트먼트(241520) 대표가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와 함께 회장 후보로 출마한 김대영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대표가 7일 벤처캐피탈협회 이사회에 불참하면서 회장 출마 의지를 접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이날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2023년도 1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윤 대표와 김 대표의 차기 회장 후보 추천 안건에 대한 의결을 보류했다. 김 대표가 이사회에 불참하면서 회장 입후보 공약 발표 등이 무산된 때문이다. 협회는 2차 이사회를 개최해 최종 후보를 정하고 17일 개최되는 정기 총회에서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해 차기 회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사회 개최 전날 갑작스럽게 협회 측에 불참을 통보해 이사회에는 윤 대표만 참석했다. 협회 이사회 멤버인 41개 가입사 대표들에게 차기 회장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기로 한 자리여서 김 대표의 불참은 참석자들에게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협회 관계자는 “김 대표가 회장 후보로 나서지 않겠다고 이사회에 불참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회장 후보로 확정되는 자리에 오지 않은 것은 시사하는 바는 있다”고 해석했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VC 대표는 “김 대표가 특별한 사유 없이 이사회에 불참했는데 회장 출마 의사를 접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이날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상대 후보가 이사회에 불참하면서 공약 발표를 하지 못했다” 면서 “이사회가 다시 열린다면 (공약을 발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메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윤 대표는 한국기술투자 벤처투자본부장, LB인베스트먼트 기업투자본부장을 거쳐 2012년 DSC인베스트먼트를 창업했다.
벤처캐피탈협회는 내주 총회에서 '재적 회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회원 과반수 찬성'으로 윤 대표의 회장 선임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 회원사는 현재 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와 IMM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컴퍼니케이(307930) 등 190곳으로 총회에서는 회원사 각각의 대표 혹은 대리인이 참석해 투표권을 행사한다.
벤처캐피탈협회의 이번 회장 선거는 1989년 설립 이후 처음 복수의 후보가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VC협회 회장은 무보수·명예직이지만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주요 경제단체장으로 재계는 물론 정·관계에서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현 회장인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 2년간 제2의 벤처 투자 붐을 조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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