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들의 치열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승부에서 구글이 삐끗하며 낭패를 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항하기 위해 부랴부랴 내놓은 AI 챗봇 ‘바드’의 정확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8% 가까이 급락했다.
8일(현지 시간) 구글은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자체 대규모 언어 모델 ‘람다(LaMDA)’를 기반으로 한 AI 챗봇 바드의 성능을 시연했다. 바드는 천체관측을 하기 좋은 별자리를 소개하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산타크루즈까지 여행을 하며 쉬어갈 만한 곳을 추천하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시연 직후 알파벳 주가는 한때 9% 넘게 빠지다가 전날보다 7.68% 급락 마감했다. 전날 구글이 공개한 티저 영상 속에서 바드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제임스웹 망원경의 발견에 대해 9세 아이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달라는 요구에 “태양계 밖 행성의 첫 번째 사진을 찍는 역할을 했다”고 답변한 게 오류로 판명나면서다. 나사에 따르면 해당 사진을 찍은 것은 유럽 남방 천문대에 위치한 VLT 망원경이다. 구글 측은 이 오류에 대해 “바드가 엄격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이유”라고 해명했지만 이번 일로 바드의 정확성이 신통치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게다가 구글이 ‘바드’를 검색 서비스에 어떻게 활용해 시너지를 낼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투자자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전날 오픈AI의 GPT3.5 모델을 탑재한 검색 엔진 빙으로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선보인 MS와 달리 구글은 구체적인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맨딥 싱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검색 엔진이 구글의 가장 큰 캐시카우인 만큼 검색 사업에 대한 어떠한 위협 요인에도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한편 구글·MS 외에 생성형 AI 분야에 도전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지난달 세일즈포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브렛 테일러는 구글 랩스의 부사장 클레이 버보어를 공동 창업자로 영입하고 AI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며 생성형 AI 열풍에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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