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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대만도 당했다"…中 정찰풍선, 세계 곳곳 포착 '일파만파'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몬태나주 빌링스 상공에서 포착된 풍선(왼쪽)과 미국이 4일 격추한 중국 풍선. (AFP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한 가운데 최근 이와 비슷한 비행 물체가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서도 잇따라 포착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 세계 곳곳에서 목격담이 나오면서 풍선을 이용한 중국의 정보수집이 오랜 관행이 아니냐는 의심과 함께 중국이 과거부터 군사 목적으로 정찰 풍선을 연구해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dpa 통신에 따르면 최근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최근 격추한 것과 비슷한 중국의 풍선이 중남미 코스타리카 상공에서도 목격됐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국 정부도 자국 풍선이 코스타리카 상공에서 비행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수도 산호세 주재 중국 대사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들은 해당 풍선이 기상 연구 등 전적으로 과학적 목적에 사용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중국이 미국이 내놓은 설명과 같다.

중국은 지난 2일 미국 몬태나주(州) 상공에서 탐지된 자국 비행체와 관련해 ‘기상 관측에 쓰이는 민수용 비행선’이라고 주장했다. 이틀 후 미국이 이를 격추하자 중국은 “미국이 무력을 사용해 민간 무인 비행선을 공격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과 항의를 표시한다”며 과잉반응이라고 반발했다.

미국은 지난 4일 오후 2시 39분께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 영공 약 6만~6만5000ft(약 18~20㎞) 고도에 있던 풍선을 버지니아주 랭글리 기지에서 출격한 F-22 스텔스 전투기를 통해 AIM-9 공대공미사일로 격추한 바 있다.

코스타리카 외교부는 이날 중국 대사관이 해당 풍선은 그 어떤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풍선이 기상 조건 등으로 인해 기존 경로에서 벗어났으며, 풍선에는 이 같은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자체 기능이 부족해 실수로 코스타리카 상공에 진입한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했다.

아울러 또 다른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도 3일 중국에서 온 비행체를 포착했다면서 자국 공역을 빠져나갈 때까지 이를 감시했다고 밝혔다.

당시 콜롬비아는 “해당 풍선이 국가 안보나 항공 보안에 위협이 되지는 않았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는데,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된 풍선과 콜롬비아에서 포착된 풍선이 같은 풍선인지는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밍뎬 대만 중앙기상국 국장이 공개한 고공탐측풍선. 정밍뎬 페이스북 갈무리




이 밖에도 대만, 일본, 미국 등 국가는 중국 정찰 풍선이 몇 년 전에도 자국 상공에서 포착된 적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중앙기상국 정밍뎬 국장은 “고공탐측풍선이 존재한 것은 이미 오래됐다”며 “2021년 9월과 지난해 3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대만에서도 ‘고공탐측풍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정밍뎬 국장은 “2021년 9월 풍선이 북부 쑹산 국제공항을 거쳐 타이베이 상공에 진입했으며 지난해 3월에도 유사한 풍선이 쑹산 국제공항을 거쳐 북부 타이베이, 타오위안, 중부 타이중, 서남부 자이 지역 등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기상국 직원 등이 촬영한 풍선 사진을 공개하며 “해당 풍선의 직경은 15∼20m로 일반적 기상 관측용 풍선의 직경(2m) 및 고도(30㎞)와는 차이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일본 정부 역시 6일 “2020년과 2021년 중국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비행체가 자국 상공에 출현했다는 견해에 대해 미국 사안과의 관련성을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도 2020년 6월 미야기현과 후쿠시마현, 2021년 9월 아오모리현에서 풍선과 비슷한 흰색 구체가 목격된다는 정보가 연이어 접수됐었다.

미 해군이 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해군 폭발물처리반 소속 장병들이 지난 5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풍선 잔해를 수거하는 모습.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 등 소식통은 “미국 각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이전부터 중국 풍선이 목격됐다”면서 “이는 꾸준히 발생해온 일”이라고 주장했다.

CNN 방송은 지난해 4월 작성된 ‘중화인민공화국 고고도 기구’ 제하 미국 공군 정보 보고서를 입수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중국 정찰 풍선이 고도 19㎞ 정도에서 전 세계를 일주했다’는 내용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해당 보고서에는 당시 풍선이 하와이와 플로리다를 가로질러 갔다고 명시돼 있다”며 “미군이 중국 정찰 풍선의 존재에 대해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고 덧붙였다.

한편 격추 작전을 지휘한 미군 북부사령부(NORTHCOM)의 최고지휘관이자 북미방공사령부(NORAD) 사령관인 글렌 D. 밴허크 장군은 “이번에 격추된 풍선은 200피트(60m)가량 크기이고, 무게는 수천 파운드에 달한다”며 “현재 1.5㎢ 규모 바다에서 풍선 잔해를 수집 중으로, 군함들이 이 작전에 동원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잔해 수거에는 며칠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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