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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펀드 먹잇감 된 K엔터…"기형적 지배구조·내부거래 관행이 자초"

이사회 재구성·자회사 정리 등

얼라인 요구로 수면 위 끌어올려

업계 전반 기형적 구조 개선 견인

소액주주들도 목청…공론화 바람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사진 제공=에스엠




에스엠(041510)의 경영권이 하이브·카카오 중 어느 쪽에 넘어가더라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에스엠의 기형적인 지배구조와 불투명한 내부거래 등이 개선된다는 점이다.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계약이 이미 종료됐고 비상식적인 사후 정산 계약 역시 폐기됐다. 아울러 자회사 정리 등으로 지배구조도 개선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에스엠의 경영권 분쟁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만연한 불투명한 거래 관행과 지배구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분쟁이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서 비롯된 만큼 이 같은 적극적인 주주행동이 엔터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영 분쟁으로 10일 종가 기준 11만 4700원까지 치솟은 에스엠의 주가는 오랜 기간 저평가 받아왔다. CJ ENM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이 전 총괄의 지분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얘기가 돌기 전인 2021년 4월까지만 해도 에스엠의 주가는 3만 원대에 불과했다. 물론 이런 저평가는 다분히 이 전 총괄의 사익 편취에 따른 결과임을 업계 안팎에서는 잘 알고 있었다.

결국 에스엠의 주주인 KB자산운용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후 2019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이제서야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는 라이크기획 문제와 배당 성향 확대, 비핵심 자회사 정리와 경영진 견제를 위한 사외이사 선임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당시 에스엠 측에서는 이 같은 요구를 모두 거부했다.

상장된 엔터 기업의 지배구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JYP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하면 여실히 드러난다. JYP는 에스엠과 비슷하게 박진영 프로듀서가 15.22%, 국민연금공단이 7.25%를 보유한 지분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에스엠과 같은 불투명한 거래 구조 등을 지니지 않은 것이 가치 평가를 가른 큰 차이점이다. 특히 박 프로듀서는 일찌감치 1인 프로듀싱 체제를 끝내고 멀티 프로듀싱·레이블 시스템을 도입해 에스엠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3분기 951억 원의 매출로 에스엠의 절반도 못 미치는 JYP의 시가총액은 2조 6000억 원가량으로 에스엠(10일 기준 2조 7307억 원)과 맞먹는다.



JYP의 이사회 구성도 에스엠과는 다르다. 에스엠이 현재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1인으로 이사회를 꾸리고 있고 모두 이 전 총괄의 측근으로 평가받았던 가운데 JYP는 박 프로듀서가 직접 이사회 사내등기이사 4인 중 1인에 올라 있고 4인의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두고 있다. JYP는 지난해 엔터 업계 최초로 ESG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시장과 주주들의 비난에도 수십 년 동안 공고했던 에스엠의 체제를 1년여 만에 뒤바꿔놓은 것은 얼라인파트너스다. 펀드를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는 자산운용사와 달리 얼라인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주주들을 포섭했고 에스엠 이사회는 얼라인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에스엠 측은 이사회 재구성,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책 제고 등을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주주행동이 가능한 행동주의 펀드들의 엔터 업계에 대한 영향력 확대도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이 아니라 인적자원 중심으로 돌아가는 엔터 업계인 만큼 아직도 불투명하게 경영되고 있는 엔터사들이 많다. 특히 대형사가 아닌 중소형 엔터사인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이승기 노예계약 사건이 대표적 사례다. 이승기의 소속사였던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이승기의 보수를 회계 조작을 통해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수익은 회사의 대표인 권진영 씨와 그 측근들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터 업계는 이와 같은 불공정·불투명한 지배구조, 아티스트 계약, 회계 처리가 만연해 있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려왔으나 행동주의 펀드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상황이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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