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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물가 자신감 이미 '시들'…1월 CPI 긴장감[월가위클리]

이번주 1월 CPI·PPI 발표…상승폭 커질듯

채권시장 인플레 전망 3주 만에 '껑충'

소매 판매는 상승, 지역경기는 하락 전망

'경기침체 vs 연착륙 vs 노랜딩' 논쟁 지속

3월 CPI를 통해 시장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상황은) 이번 긴축 주기에서 단지 한번, 두번, 또는 세번 더 0.25%포인트를 인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더욱 근본적인 것일 수 있습니다. 2% 목표까지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부 장관)

드라마틱한 인플레이션 탈출 시나리오는 적어도 잠시 숨을 고르게 될 전망입니다. 이번 주 발표될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그동안 기대하던 만큼 빠르고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장에 일깨울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총 8명이 11차례에 걸쳐 외부 발언에 나섭니다. 이미 인플레이션 낙관론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장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지 지켜봐야 하는 대목입니다.

지난주 주요 경제지표. 서울경제, 찰스슈왑


지난주 시장은 올 들어 가장 힘이 빠진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주간 1.1% 하락했습니다. 2023년 들어 가장 큰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다우존스는 0.2% 하락했고요, 전주 3.3% 올랐던 나스닥은 지난주 2.4% 하락했습니다. 나스닥은 5주 연속 상승 행진의 마감입니다. 세 지수가 동시에 주간하락한 것은 12월 이후 약 두달 만입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과 연준 인사들의 강경 발언의 영향이 컸습니다. 파월 의장은 지난 화요일 “2% 물가 달성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당일 증시는 상승했지만 그날 이후 힘을 잃는 모습이었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물가가 시장이 생각하는 것처럼 직선형으로 빨리 떨어지지 않고 한동안 ‘울퉁불퉁(bumpy)’할 것”이라 예고했던 파월 의장의 뜻을 시장이 알아가는 모양새 입니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일부의 전망보다 기준금리가 더 높게, 오래 유지 될 것”이라고 한 발언도 시장에 부담을 줬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썩 좋은 모양새가 아닌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현재까지 S&P500기업 중 60%가 실적 발표를 마쳤는데요, 이중 69%가 시장 전망을 상회 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5년 평균 77%에 못 미칩니다. 여기에 실적을 발표한 곳 중 58개 기업은 이번 1분기에 실적이 하락할 것이란 실적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시장, 1년뒤 인플레 전망 3주만에 1.6%→2.6% '껑충' …1월 CPI 상승폭 다시 커질 듯


13일, 14일 일정. 서울경제, 블룸버그


14일(현지 시간) 예정된 1월 CPI는 10월 이후 가장 느린 속도로 둔화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전년 대비 12월에는 6.5% 였던 것이 1월 6.2%일 것으로 조사 기관들은 보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큰 근원 CPI는 같은 기간 5.7%에서 5.5%로 오름폭을 줄일 전망입니다.

월별로는 개선 세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체 CPI 수치는 12월 0.1% 상승했지만 1월에는 0.5%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근원 CPI는 0.4% 상승으로 전월 대비 기준 개선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주요 원인은 12월 하락세가 크던 휘발유 가격과 중고차 가격이 1월에는 올랐다는 것인데요. 맨하임 중고차 지수는 12월에 소폭 상승으로 돌아선 데 이어 1월에 2.5% 상승했습니다. 1~2개월의 반영 시차가 있다고 하더라도 12월 상승분이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지요. 휘발유 가격도 현재 배럴 당 평균 3.4달러 수준으로 한달 전 3.2달러에서 약 4% 가량 상승했습니다.

특히 전월 대비 -0.1%를 기록해 이번 긴축 사이클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하락을 기록했던 12월 CPI가 개정을 거치면서 0.1% 오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전체 흐름을 뒤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1월 CPI가 전망치에 부합한다면 추세를 볼 수 있는 3개월 평균 수치의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됩니다. 이는 1월 뉴욕 증시 랠리의 바탕이 됐던 디스인플레이션의 속도와 추세에 대한 자신감도 옅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입니다.

월간 CPI는 10월 수준으로 다시 높아질 전망입니다. 서울경제


특히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미 시장의 인플레이션 자신감이 1월 같지 않다는 부분에 주목해야 할 듯 합니다. 시장의 미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가격으로 보는 방법 중에 하나가 ‘브레이크 이븐 레이트(beake even rate)’인데요, 만기 기간이 같은 일반 채권과 물가연동채권의 수익률을 빼는 방식입니다. 이를 보면 한 달 여 전인 1월 9일에는 1년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1.63%였지만 현재 1%포인트 가량 올라 2.6% 입니다. 1월 랠리 당시 시장의 자신감이 어느 정도 였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인 동시에, 현재 인플레이션 자신감이 다소 둔화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지요. 지난주 주가가 하락했다는 사실과도 겹칩니다.

1년 뒤 2.6% 수준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연준의 전망보다 낙관적입니다. 사실상 1년 뒤면 연준이 목표(2%) 수준을 코앞에 두게 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지난 주 “2024년 또는 2025년에 금리 인하가 시작 될 것”이라고 발언했지요. 물가가 2%에 도달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는 시기가 내후년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1년 뒤 2.6%라는 시장 전망과는 약 1년이나 차이가 나는 셈입니다.

지금은 누구도 자신있게 전망할 수 있는 시점은 아닙니다. 다만 월가의 인플레이션 관련 전망을 하나 더 소개해 드리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인플레이션이 9.1%에서 4%까지는 금방 하락하지만, 3% 이하로 가는 것은 어렵다고 보면서 앞으로 5년 간 인플레이션이 3.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보다 더 보수적인 전망이네요.



시장의 기준금리 전망은 상승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


당장 1월 CPI에서 그동안 안심하고 있던 근원 상품 물가가 흔들릴 경우 연준도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1월 휘발유 가격 상승과 여전히 강한 서비스 물가, 상품 물가 둔화 속도 하락이 전체 수치와 근원 수치 모두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는 금리 인상 정점에 대해 12월 연준이 전망한 수준, 또는 현재 시장이 전망하고 있는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2월 연준의 올 연말 금리 전망은 5.1%였고, 시장도 같은 수준으로 키맞춤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시장의 눈높이가 더 높아진다면 5.25~5.5% 의 가능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월가의 일부 분석가들은 이미 최종금리 6%를 전망하는 옵션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채권과 옵션 시장의 분위기를 주식시장은 아직 덜 반영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물론 주가에 부담이 된다는 점은 연착륙, 경착륙 논쟁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착륙 가능성은 현 시점 반반 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의견이 팽팽합니다. 어찌보면 파월 의장의 최근 발언이 현 시점 상황을 있는 그대로 설명한 것일 수 있겠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은 시작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연착륙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아졌다. 앞으로 정책 결정은 데이터에 달려있다.”

한편 1월 CPI 지표는 연초 가중치 조정 작업을 거친 뒤 첫 발표되는 수치입니다. 노동부는 올해부터 매년 이 작업을 하기로 했는데요, 지난해까지 2019년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항목 가중치를 구하던 것을 올해부터는 2021년 소비 패턴을 바탕으로 하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에너지(7.9%→6.9%)와 중고차 및 트럭(3.6%→2.7%)의 가중치 비중이 줄고, 주거비 비중(32.9%→34.4%)은 늘어납니다.

영향에 대해서는 기관 마다 분석이 조금 다른데요,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경우 1월 수치가 신규 기준으로 측정하면 좀 더 낮게 나온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모트 캐피탈 매니지먼트와 국내 증권사 중 일부는 기존 기준을 적용할 때보다 1월이 더 높게 나온다고 보니 정확한 영향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2월, 3월이 넘어가면 결국 추세를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소매 판매 늘고, 지역 경기 위축 지속... 연착륙 vs 침체 vs 노랜딩 논쟁 지속될 듯




15일로 발표가 예정된 소매판매는 전월 -1.1%에서 1.9%로 상승할 전망입니다.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있는 11월 쇼핑 시즌, 연말 쇼핑 성수기 까지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매 판매는 자동차 판매 호조로 플러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현재 월가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 가운데 하나기도 합니다. 고용이 좋고 국내 총생산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게 되지만, 동시에 ‘노랜딩(NO LANDING)’ 시나리오의 가능성도 키우는 부분입니다. 통상 노랜딩 시나리오는 경기 둔화가 오지 않고 다시 성장으로 선회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지만 현재는 그렇게 긍정적인 맥락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경우 수요가 유지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통화 긴축도 그만큼 길어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나오는 노랜딩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던 곳이 JP모건인데요, 12월 보고서에서 2023년 미국 경제가 볼 수 있는 의외의 시나리오 중 하나로 노랜딩을 이야기 했습니다. JP모건은 “근로자들의 실질 임금 상승은 소비 지출과 기업 실적을 뒷받침하고 임금 상승을 유발한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할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지요. 결론은 이랬습니다.

“결국 우리는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도, 그렇다고 연준이 긴축 주기를 끝내지도 않는 상황을 보게 될 수 있다.”

특히 노랜딩이 증시에 좋지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아폴로매니지먼트의 최고이코노미스트인 토르스텐 슬로크는 “노랜딩이라면 경제가 둔화하지 않지만 공급망 개선의 덕을 봤던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게 된다”며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으로 금융시장도 지난해처럼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 노랜딩도 여러 시나리오 중에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노랜딩은 경제의 재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지역 경기 등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택 시장 경기만 해도 최악의 상황은 지났지만 불경기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16일 예정된 주택건설협회의 주택시장지수는 1월 35에서 2월 37로 상승합니다. 다만 기준치 50 미만이기 때문에 위축 국면입니다. 1월 주책 착공도 전월 138만2000건에서 135만3000건으로 감소할 전망이고요.

지역 경기도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주의 제조업 지수는 2월 -18.0으로 전월 -32.9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전망입니다. 필라델피아 연은의 지역 경기 지수 역시 같은 달 -7.4로 전월(-8.9)에 이어 계속 하락 국면을 유지하겠습니다.

이밖에 이번주 물가지수로는 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발표됩니다. 전체적인 양상은 CPI와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월별로는 12월 -0.5%에서 0.4%로 다시 뛰고, 전년 대비로는 6.2%에서 5.4%로 다소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기관들은 보고 있습니다.

이번 주 연준 관계자들의 외부 발언도 8명, 10차례 이상 예정돼 있습니다. 지난 주 발언했던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물론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외부 발언이 없었던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등도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연준의 통화 정책에 대한 본인들의 구상을 이야기할 듯 합니다. 이들은 모두 올해 FOMC 투표위원입니다. 올해 투표권은 없지만 FOMC에 참여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은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각각 토론회와 연설에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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