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당분간 물가 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거시 경제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제1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연설에서 "민생 안정의 첫걸음이 물가 안정이고, 물가가 무너지면 다 무너진다"며 "물가가 불안하면 취약계층이 무너지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은 이달까지 5% 안팎을 유지하다가 3~5월에 내려가며 올해 3.5%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추 부총리는 민간과 기업을 중심으로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BTS를 만들고 오징어게임을 만들었나"라며 "경제정책은 민간과 기업이 중심이 되고 자유롭게 혁신하되 공정한 경쟁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세특례제한법(투자 세액공제율 상향)을 국회가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며 "반도체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투자한 것에 대해 세제 혜택을 늘려 (기업) 투자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제일 쉬운 것이 어려우니까 돈 풀자는 것"이라며 "예전에 재정이 튼튼했으니까 되는데 지금은 빚 내자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 긴축재정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60조원 빚을 냈다"며 "정부가 나서서 뭘 하지 말아야 한다. 반도체 만드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고, 할 일 만드는 것은 젊은이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 채무 갚으려면 세금을 서네배 더 내야 하는데 우리 미래 세대가 내겠나"라며 "가계 부채가 생기면(쌓이면) 금융기관에 문제가 생기고 대한민국에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수출에 대해서는 "에너지 때문에 무역수지 적자가 됐지만, 올해 관건은 중국과 반도체"라며 "수출 무역수지가 하반기 회복할 전망이고, 관건은 중국과 반도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안상훈 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복합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동 개혁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노동시장 구조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정비하고 노사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고 기업의 체감 경기 역시 어려운 상황이지만, 정부와 민간이 하나로 힘을 모아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와 신산업 창출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를 혁신하고, 모든 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개회사에서 "노조의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하는 노조법 개정안은 헌법상 가치와 법치주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