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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군단의 힘…자사주 소각·공개매수 관철

일신방직 주주환원책 발표

대주주 지분 절반넘지만 요구 수용

DB하이텍 등에도 영향 미칠까 관심


개미 군단이 결국 해냈다. 행동주의 펀드를 중심으로 주주 행동이 거세지는 가운데 일신방직(003200) 소액주주 연합이 과반 이상인 대주주의 의지를 꺾고 주주 환원 정책을 이끌어냈다. 이번 결정이 DB하이텍(000990)·한국철강(104700) 등 소액 주주 운동이 진행 중인 기업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주주 행동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일신방직은 보통주 13만 4000주를 공개 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15만 원으로 총취득 금액은 201억 원이다. 아울러 기취득 자기주식 7만 2000주(약 61억 원)를 소각하기로 했다. 보통주 1주당 5000원(시가배당률 4.65%)을 배당하고 유통 주식 수 증가를 위해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조정하는 주식분할도 단행했다.

일신방직이 이번에 대규모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은 배경에는 소액주주들의 주주 행동이 있었다. 지난해 12월 21일 일신방직주주연대는 사측을 대상으로 주주 제안을 했다. △자기주식 500억 원어치를 17만 원에 공개 매수 후 소각 △회사 소유 미술품 목록 공개 △유동성 공급을 위한 액면 분할이 주 내용이었다. 주주연대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잔액증명서 기준 3%다. 일신방직 측은 주주연대가 요구한 자사주 매입·소각 수준은 아니더라도 파격적인 주주 환원책을 내놓으면서 주주연대의 요구에 화답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50%를 넘는데도 소액주주 제안을 수용한 것은 (주주연대 측) 사외이사의 이사회 진입을 막기 위함으로 풀이된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높다는 것이 철옹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경우 경영 간섭을 우려해 주주연대의 입장을 일부 반영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일신방직의 선례가 퍼져나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들의 상장사를 상대로 한 주주 행동이 강해지는 가운데 소액주주들 역시 똘똘 뭉쳐 주주 제안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상법상 의결권이 있는 지분 3% 이상을 확보하거나 6개월 전부터 1% 이상을 보유하면 주주제안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주 제안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려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DB하이텍이다. DB하이텍소액주주연대는 이달 14일 사측에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보통주 1주당 2417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사측이 밝힌 2022년 목표 전체 주주환원율의 70%에 달하는 규모를 배당으로 달라는 것이다. 또 소액주주연대 측 인물을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도 요구했다. 한승엽 홍익대 교수를 사전에 섭외해 주주총회를 거쳐 선임시킬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국철강·한국알콜(017890)·신풍제약(019170) 등의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주주 제안에 나선 바 있다.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위임받는 방법도 새로워졌다. 종전에는 직접 의결권 위임을 받아야 했지만 ‘헤이홀더’ 등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작업을 간소화했다. 헤이홀더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증권사 계좌와 연동하는 방식으로 실제 보유하고 있는 종목과 주식 수를 파악하도록 해 신빙성을 확보했다. 실제 신풍제약은 헤이홀더로 소액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아 이달 9일 이사회에 주주 제안을 발송하기도 했다. 한국알콜의 소액주주인 2명의 대학생이 ‘한톨’이라는 플랫폼을 만든 뒤 의결권을 위임받아 직접 한국알콜에 주주 제안을 발송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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