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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계출산율 0.78명 쇼크…살기 좋은 ‘매력국가’로 리셋할 때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역대 최저인 0.78명으로 뚝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1970년대 3명대에서 2018년 1명 아래로 낮아진 데 이어 급기야 0.8명 밑으로 추락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연간 출생아 수는 20여 년 전에는 50만~60만 명에 달했으나 지난해 25만 명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대로 가면 청장년 1명이 노인 2명을 부양해야 하는 암울한 미래를 맞게 된다. 고령층 부양으로 등골이 휘는 청년들이 아이 낳기를 더 기피하는 저출산의 악순환도 가속화할 것이다.

출산율 저하는 ‘한국병(病)’을 더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고 공적 연금의 고갈을 앞당겨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다. 내수 시장 위축으로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지고 나라를 지킬 군인조차 제대로 구할 수 없게 된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가 고령화로 2060년부터 후퇴하기 시작해 2075년에는 필리핀·말레이시아보다도 작아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 16년 동안 280조 원의 저출산 대응 예산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을 높이지 못했다. 이는 단순한 퍼주기 정책으로는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결국 발상을 전환해 아이 키우기 어렵지 않고 살기 좋은 ‘매력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질 좋은 공공 보육 시설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또 사교육비와 집값 부담을 줄이는 등 교육·거주 환경을 개선해 양육이 행복한 사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사회안전망 강화 등으로 생활 환경을 업그레이드한다면 전 세계의 고급 인재들도 몰려들 것이다. 최근 여야 의원 18명으로 구성된 국회 인구위기특위가 출범했다. 여야 정치권은 ‘저출산은 청년 세대의 비명’이라는 지적을 새겨듣고 출산율 제고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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