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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이 전하는 하찮은 삶의 지혜 ‘인생의 요정’ 출간





픽셀로 이루어진 4컷 만화로 구성된 수상하고 엉뚱한 요정 만화 모음집 <인생의 요정>이 출간됐다.

본래 청소의 요정이었으나 변소 청소를 소홀히 해 평균 수명 80년의 예측 불가능한 인생(人生)을 떠맡게 된 인생의 요정. 바닥에 드러누워 발버둥을 쳐보지만 이내 그것도 피할 수 없는 요정의 숙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인생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쓰레기만 버려달라는 인간의 말에 인간을 분리수거하고, 방 안에 누워 인간의 과자를 빼앗아 먹으며 잔소리만 해대는 것이 그의 일과이다. 인간의 평균 80년짜리 인생이 어떻게 순조롭게 망해 가는지 지켜보면서 있으나 마나 한 삶의 지혜를 전한다.

숨겨지지 않는 인간 혐오에 시도 때도 없이 행패를 부리는 요정들이지만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감화되어 요정의 편에 서서 함께 인간에게 돌을 던지는 우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인생의 요정>에서는 그동안 OOO 작가(정세원)의 작품 속에서 잠깐씩 모습을 비추며 독자들을 감질나게 했던 요정 만화들을 한 권에 모았다. 오랜 기간 준비한 만큼 세계관을 촘촘하게 다듬었고 이번 단행본에서 처음 선보이는 중단편 만화들을 대폭 추가하여 7편의 흑백 만화와 2편의 컬러 만화로 구성된 요정 만화 컬렉션을 완성했다.

이번 단행본을 위해 저자가 새로 그린 표지 그림은 신생아의 발찌를 차고 노인의 지팡이를 든 인생의 요정이 휘황찬란한 요술을 부리는 한편, 아래에는 타오르는 불구덩이 위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쿨쿨 잠들어 있는 인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그림을 통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인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우리네 인간 세상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더불어 <인생의 요정>에서는 독자들의 운수대통과 만사형통을 기원하는 저자의 사인 인쇄본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할 인생요정 카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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