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 와인 수입액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입 주류 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위스키 수입은 그간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지난해 수입액이 50%가량 급등하는 등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와인 역시 홈술·혼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했다. 반면 맥주 수입액은 4년째 감소세다.
23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버번·라이 등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 6684만 달러로 전년보다 무려 52.2%나 늘었다. 2007년(2억 729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위스키 수입액은 2007년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하향세였다. 2014년 주5일제를 시작으로 2018년 주 52시간제,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등으로 회식·모임이 점차 줄어든 영향이다. ‘폭탄주’ 등 독한 술을 자제하는 음주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 이 같은 흐름에 반전이 일어나고 있다. 위스키 수입액은 2019년 1억5393만 달러에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억 3246만 달러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1억 7534만 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억 6684만 달러로 52.2% 급증했다.
펜데믹 첫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흥 시장이 위축됐지만, 홈술·혼술 문화가 자리 잡고 고가의 위스키를 접해보는 젊은 층이 늘며 관심이 늘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는 위스키에 음료를 타서 마시는 ‘하이볼’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와인 수입액 역시 전년보다 3.8% 증가한 5억 8128만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와인 수입액은 2013년부터 10년째 사상 최대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데 특히 코로나19를 계기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와인 수입액은 2019년 2억 5926만 달러에서 2020년 3억 3002만 달러로 27.3%나 증가한 데 이어, 2021년에는 5억 5981만 달러로 69.6%나 급증했다. 이 역시 코로나19로 회식이 줄고 홈술·혼술 문화가 정착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위스키·와인과는 달리 수입 맥주는 인기가 다소 시들해지고 있다. 지난해 맥주 수입액은 1억 9510만 달러로 전년보다 12.5% 줄었다. 맥주 수입액은 2019년부터 4년째 감소세다. 수입 맥주는 한때 큰 인기를 끌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친 2009년을 제외하면 매년 꾸준히 수입액이 늘었다. 2018년에는 처음으로 3억 달러도 돌파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하며 국내에서 일본 맥주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영향도 받았다.
맥주 과세 체계가 2020년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된 것도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종량세는 양에 비례해 세금을 부과하고 종가세는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인데 상대적으로 저가로 수입되는 맥주의 경우 기존보다 세금이 늘어나 수입업체가 맥주를 수입할 매력이 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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