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인생이나 골프나 뻣뻣하면 성공 못해”…‘레슨의 신’ 임진한의 골프철학

1년 동안 아마 스윙 흉내내며 레슨 연구

답은 언제나 현장에…편한 게 좋은 스윙

'정복 불가능' 골프에 자꾸 덤비니 실수

채끝 무게 느끼고 회전운동 잘해야 굿샷

인터뷰 중인 임진한. 사진=오승현 기자




이 사람을 빼놓고 대한민국의 골프 레슨을 논할 수 있을까. 레슨으로는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임진한(66)이다.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그를 찾고, 그에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 10년 묵었던 체기도 봄날 눈 녹듯 사르르 사라진다. 그는 구수한 사투리와 핵심을 콕콕 집어내는 명쾌한 처방으로 대한민국 레슨계에서 독보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의 레슨 프로그램은 매번 히트를 쳤고, 아마추어 골퍼들은 열광했다. 2년 반 전 개설한 유튜브 채널 ‘임진한클라스’ 구독자 수는 45만 명에 달한다. 프로 무대에서 통산 6승(국내 5승, 해외 1승)을 거두며 투어 프로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지만 그것 자체가 그가 지도자로서 성공하는 배경이 된 건 아니다.

임진한은 “아마추어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남몰래 일반 골퍼들의 다양한 스윙을 1년 동안 따라 해본 적이 있다”며 “책 속에 답이 있는 게 아니라 직접 레슨을 받는 사람의 입장이 돼 봐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일목요연하게 생각을 정리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1년 동안 신문 사설을 정독했다고도 했다.

임진한은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정·재계나 연예계에도 다양한 인맥을 자랑한다. 그는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진실한 마음으로 대하는 게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한다. “인생이나 골프나, 목에 힘주고 어깨에 힘줘서는 결코 성공 못 한다”는 그의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지도자로서 큰 명성을 얻었다. 그동안 가르친 사람이 얼마나 되나.

“프로들 중에서 대표적인 제자는 양용은, 허석호, 장익제, 모중경, 배상문, 이미나, 그리고 박인비와 그의 남편 남기협 등이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수 천 명은 넘지 않겠나. 요즘은 방송이나 유튜브로 레슨을 전하니 몇 명이라는 게 큰 의미가 없다.”

-왜 사람들이 당신의 레슨에 열광한다고 생각하나. 비결이 있나.

“내가 그 분들이 돼야 한다. 일반 골퍼의 심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 그들의 스윙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일부러 어깨 턴을 하지 않거나 궤도를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그런 자세로 어떻게 하면 볼을 잘 때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게 한 1년 정도 해봤더니 답을 조금 찾겠더라. 후배 지도자들에게도 책만 볼 게 아니라 현장에서 레슨 받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고 이런저런 스윙을 직접 해보라고 한다.”

-좋은 스윙이란 뭔가.

“편하게 치는 게 가장 좋은 스윙이다. 흔히 정석이라고 부르는 골프 스윙의 기본이 있지만 그게 모두에게 들어맞는 건 아니다. 짐 퓨릭을 보자. ‘8자’ 스윙을 하는데도 PGA 투어에서 17승을 거뒀고 역대 통산 상금 2위다. 퓨릭이 한때 클럽을 똑바로 들어서 치려고 했지만 오히려 성적이 좋지 않았다. 퓨릭에게 가장 편한 8자 스윙은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우스꽝스럽지만 그걸 나쁜 스윙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마추어도 마찬가지다. 개개인마다 유연성이나 신체 조건 등이 다 다르다. 편하게 치면서 임팩트가 똑바로 될 수 있는 게 가장 잘 맞는 스윙이다.”

-골프는 왜 어렵나.

“모든 어려움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볼이 잔디 위에 예쁘게 올라와 있을 때는 잘 친다. 그런데 얕은 디봇에 살짝만 가라앉아 있으면 어떤가. 그냥 스윙하면 되는데 혹시 토핑이 나지 않을까 치기도 전에 걱정부터 한다. 그게 골프다. 골프에서 라이벌은 동반자가 아니고 샷을 하기 전 떠오르는 머릿속 생각이다. 그게 가장 나쁜 적이다. 프로는 친 대로 가고, 아마추어는 걱정하는 대로 간다는 말이 있는데 프로는 수많은 반복연습을 통해 걱정이라는 적을 극복한 거다. 모든 샷의 결과는 뇌가 시켜서 하는 거다. 그래서 참 어려운 얘기지만, 치기 전에는 불안이나 근심 같은 단어를 내려놓으라고 항상 강조한다. 걱정은 샷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



“모든 어려움은 마음에서 비롯돼…골프의 속성 알고 받아들여야”

-골프 심리나 레슨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본인은 현역 시절 슬럼프를 겪지는 않았나.

“나도 일본 투어 뛸 때 드라이버 입스가 와서 고생한 적이 있다.”

-어떻게 극복했나.

“나는 구질로 잡았다. 그게 제일 좋다. 슬라이스가 됐건 훅이 됐건 한 가지 구질로만 쳐야 한다. 절대 똑바로 치려고 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슬라이스가 계속 난다면 페어웨이 왼쪽 끝을 보고 그냥 슬라이스를 치는 거다. 볼이 일단 죽지 않고 사니까 서서히 자신감이 붙었고 그러면서 입스가 고쳐졌다.”

-퍼팅 입스로 고생하는 사람도 많다.

“볼을 보지 않는 게 해결책이다. 그냥 홀을 보고 치라고 한다. 퍼팅 입스에 걸린 골퍼가 볼을 보면서 스트로크를 하면 임팩트 순간 갑자기 힘이 들어가게 돼 있다. 자신도 모르게 깜짝 놀라면서 근육이 경련을 일으키는 거다. 이걸 막으려면 볼을 보지 않아야 한다. 그러면 스트로크를 부드럽게 할 수 있다.”

-입스나 슬럼프는 왜 온다고 생각하나.

“골프에서는 집중력이 중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떨어진다. 투어를 뛰다 보면 체력이 떨어질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실수가 한두 번 나오면 자신감도 잃으면서 슬럼프가 오는 거다. 나는 선수들에게 그런다. 어제까지 성적이 좋다가도 이번 주에 성적이 좋지 않으면 ‘골프는 원래 이런 운동이구나’ 이렇게 생각하라고 한다. 쿨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스윙이 뭔가 잘못 됐나 이런 걱정을 하면 슬럼프가 온다.”

-결국 모든 게 마음에서 비롯되는 건가.

“맞다. 2016년 박인비가 리우 올림픽에 나가기 전에 한참 컨디션이 안 좋았던 적이 있었다. 내가 함께 라운드를 해보니 스윙에는 아무 문제가 없더라. 주변의 과도한 기대와 스스로 잘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어우러져 ‘초조병’이 온 거였다. 기업체 운영하시는 분들이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돈은 매일 버는 게 아니고 잘될 때 확 벌고, 안 될 때는 약간 적자를 보거나 현상 유지만 한다고 하더라. 골프도 계속 잘 될 수는 없다. 쉬는 타이밍이 있다. 잘 안 될 때는 내려놓는 마음이 필요하다. 박인비도 그때 쉬면서 내려놓은 덕에 다시 컨디션을 되찾고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강의도 자주 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 주로 어떤 얘기를 해나.

“골프가 어떤 운동인지 깨우쳐 드린다. 골프는 절대 정복이 안 되는 운동이다. 왜냐면 매일 다르기 때문이다. 코스가 같더라도 파트너에 따라서, 날씨에 따라서 심리가 달라진다. 스윙 템포도 변한다. 그런데 우리는 정복을 하려고 덤빈다. 그러면서 실수가 나온다. 어제와 오늘이 아니라 전반과 후반이 완전히 다르다. 이런 골프의 속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프로들이 심리 운동을 많이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골프백을 메고 포즈를 취한 임진한. 사진=오승현 기자


-복잡한 골프 이론을 귀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한다.

“1990년 후반 국내에 골프채널이 처음 생길 때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전달할 내용을 A4 용지에 빽빽하게 적었는데 카메라 앞에 서니까 머리가 하얘지고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더라. 어느 분한테 이런 고민을 털어놨더니 그 분이 신문 사설을 많이 읽으라고 했다. 그때부터 사설을 꼼꼼하게 보기 시작했다. 1년쯤 되니까 핵심만 간추려서 얘기하는 능력이 생기더라.”

-기억에 남는 레슨이 있나.

“대전에 계신 정형외과 의사 분인데 키가 184cm, 몸무게는 84kg 정도로 굉장히 몸이 좋았다. 근데 이 분 드라이버가 120m밖에 안 나가는 거다. 주변의 ‘덩칫값 좀 하라’는 농담이 나중에는 스트레스가 됐다고 했다. 골프를 그만 둘까 하다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찾아왔다더라. 한 시간 정도 하니 180m를 넘고, 나중에는 200m를 넘기더라. 이렇듯 이번에 안 되면 골프 그만두겠다는 분들이 기억 속에 몇 명 있다.”

-그 분들의 문제는 뭐였나.

“다들 똑같다. 힘을 주니까 몸이 굳어서 그런 거다. 노래에 비유하면 소리가 안 나오니까 자꾸 잘못된 곳에 힘을 주면서 악을 쓰는 것과 같다. 사실 나도 이해한다. 연습 안 하다가 오랜 만에 라운드 나가면 손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잘 안 맞을 때가 있다. 골프는 안 맞을수록 힘을 빼야 하는 운동이다. 인생도 똑같다. 지금 가진 거 조금 많다고 목에 힘주고 어깨에 힘주고 다니면 성공 못한다.”

“박인비는 굉장히 똑똑, 고영은 집요하게 캐묻는 스타일…세계적인 선수될 줄 짐작”

-프로 골퍼 중에서 기억에 남는 선수는 누가 있나.

“많다. 그 중에서도 박인비는 굉장히 똑똑하다. 대화를 할 때 한 마디만 뚝 던져도 무슨 의미인지 금방 알아듣는다. 박인비가 오랫동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짧은 비거리라는 핸디캡을 안고서도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머리가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고진영은 내가 직접 가르친 선수는 아니지만 굉장히 인상을 깊게 받은 적이 있다. 예전에 제주에서 행사 후 서울로 올라오는데 비행기가 지연돼 제주 공항에서 잠시 만난 적이 있다. 선배로서 경험을 얘기해 주는데 정말 집요하게 이것저것 캐물으면서 그걸 다 적더라. 그런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금방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레슨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결국 사투리는 고치지 못했다.

“친한 분들이 저보고 당신이 방송에서 ‘방카’ ‘빠따’ 하는 바람에 골프용어 다 망가뜨렸다고 한다. 간혹 해설도 해보라는 권유가 있지만 사투리 때문에 못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같은 모임 멤버인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그럼 나는 뭐냐’고 하더라.”



자신의 사진 옆에서 포즈를 취한 임진한. 사진=오승현 기자


-어려운 시절 골프는 어떻게 시작한 건가.

“고향이 부산인데 우리 동네에 김석봉 프로님(5형제가 모두 프로 집안)이라고 계셨다. 내가 중학생이던 시절 나한테 키가 크고 운동에도 소질이 있는 것 같으니까 골프 한 번 해보라고 했다. 그때 김 프로님을 보니까 만날 외국 대회를 나가는 거다. 그러면서 한 번씩 외국 엽서에 편지를 써서 보내줬다. 그걸 딱 보니 어린 마음에 얼마나 외국에 가고 싶었겠나. 골프 선수가 되면 외국을 엄청 자주 다니겠다 싶어서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조금씩 시작하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때도 김석봉 프로님이 도와준 건가.

“김 프로님이 있던 동래 컨트리클럽에 갔다. 거기서 연습장 일을 도왔는데 사람이 별로 없으니 내 볼 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리어카씩 쳤다. 오후에 팀 다 나가면 도둑 골프도 치고, 김석봉 프로님 라운드 할 때 한 번씩 따라 나가기도 했다. 어느 날 대한골프협회 부회장과 로얄 컨트리클럽(현 레이크우드) 대표를 했던 이병두 사장님이 오셨다. 그 분이 내가 연습하는 걸 보더니 서울로 오라고 하더라. 골프장 뒤에 방을 얻고 골프장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이병두 사장님이 식당에다가 내가 하루에 볼 1000개를 치지 않으면 저녁을 주지 말라고 얘기를 했다. 그 분이 실력도 좋아서 필드 테스트도 가끔 하는 등 혹독하게 나를 단련시켰다.”

임진한은 스무 살이던 1977년 KPGA 프로테스트에 합격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 1년 만이었다. 1983년과 1984년 KPGA 선수권을 2연패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큰 맘 먹고 떠난 미국 전지훈련 중 복막염 수술을 받고 장유착 증세가 찾아오는 등 약 2년 간 고생을 했다. 이 기간 생계를 위해 골프 매장 운영도 했다. 건강을 회복한 그는 1990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싱가포르 요코하마타이어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1992년부터 일본으로 건너가 활약했다.

“일본서 고생하면서 배운 게 내 인생 터닝포인트”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언제였나.

“30대 중반 넘어 일본에 도전했다. 거기서 5년 정도 뛰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하지만 배운 것도 많았다. 그 경험을 토대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게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다.”

-당시 일본 투어 생활은 어땠나.

“그때만 해도 우리 골프 수준은 일본에 비할 바가 못 됐다. 대회 수도 적고, 제대로 된 스폰서도 없을 때다. 일본에서 1년을 뛰려면 당시에 대략 1억 원 정도가 필요했다. 이제 와서 말하지만 결혼할 때 24평 아파트를 하나 마련했는데 그걸 은행에 담보 잡히고 돈을 빌려서 갔다. 그때 일본 투어가 셌던 시절이라 1~2언더파는 쳐야 예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컷 통과가 간당간당할 때는 마지막 홀 퍼트를 남겨놓고 돈이 들어있는 뒷주머니를 만지며 경비 걱정에 얼마나 떨었는지 모른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어떤 분에게 그런 얘기를 했더니 ‘골프는 포켓이 두둑해야 샷도 시원시원하게 버디도 잡는 거야’라고 말을 하더라. 그 뒤로 외국에 나가는 형편 어려운 선수들 있으면 스폰서를 엮어주기도 했다. 지금 미국에서 김주형이나 임성재, 김시우 잘하는 것도 스폰서 덕분이다.”

-국내에 웨이트 트레이닝 시스템을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에 그레그 노먼이 온 적이 있는데 당시에도 시스템이 좋아 거의 모든 대회장에 트레이닝 시설을 갖춰놨었다. 노먼이 대회가 내일모레 코앞인데 벤치프레스를 하면서 180kg 정도를 들어 올리는 게 아닌가. 연습장에서 치는 거 보니까 빵빵 소리가 나고 확실히 달랐다. 우리 때만 해도 선배들이 근육을 키우면 스윙에 방해가 된다며 하지 말라고 했다. 노먼을 본 후 그게 틀렸다는 걸 알았다.”

-웨이트 트레이닝 효과는 좋았나.

“처음에는 학생 부모님들이 다들 임진한이 미쳤다고 했다. 골프는 안 가르치고 쓸데없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킨다고 했다. 그런데 딱 두 달 후부터 아이들 비거리가 달라지는 거다. 그 후 국내 골프 선수들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게 됐다. 내가 국내 골프에 이거 하나는 전파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임진한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유튜브 채널 '임진한클라스'를 통해 보다 많은 골퍼와 만나고 있다. 사진=임진한클라스 제공


-유튜브 활동에도 열심인데.

“골프 덕에 생활을 해왔고, 골프 덕에 자식들 키웠다. 일종의 빚을 진 셈인데 내가 보답할 일은 골프의 저변확대라고 생각했다.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유튜브를 한 거다. 수익금은 제작비로 쓰고, 남는 건 기부하고 그런다. 유튜브 제작에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갈 줄은 몰랐다. 요즘은 스마트TV에 연결해서도 보니까 화질 등 여러 면에 신경을 많이 쓴다.”

-얼마 전부터는 딸과 함께 출연하더라.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아마추어 골퍼들이 외국 골프 투어를 많이 가게 됐다. 골프 여행에 관한 정보를 주기 위해 딸과 함께 시도를 해봤다. 나중에는 세계 100대 코스 소개도 해볼까 한다. 코스에 얽힌 얘기나 외국 골프장 운영 시스템 등에 관한 정보도 소개하려고 한다.”

-회사 이름이 에이지슈터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골프를 즐기자는 의미를 담았다. 나도 이제는 서서히 도전할 나이가 됐다. 얼마 전에 기회가 있었는데 아쉽게 놓쳤다.”

-골프계의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인생을 살아보니까 사람과의 관계는 진실인 것 같더라. 나는 인연을 참 소중하게 생각한다. 우리 아카데미 프로들이 다 20년 이상 됐다. 인연이 유지되려면 진실해야 된다. 진실이 없으면 서로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기본을 지키려고 애 썼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얘기하라고 하는 분들도 많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나를 위한 부탁은 한 적이 없다. 남에게 부담 주기 싫고, 지금의 내 자신이 행복하다는 마음으로 산다.”

-50년 동안 골프를 해왔는데 60세 넘어 오히려 더 황금기인 것 같다.

“지금 이 나이에도 일할 수 있다는 거 자체를 항상 감사하게 여기고 살고 있다.”

-레슨 철학은 뭔가.

“자기 몸에 가장 편하게 스윙을 하라는 게 내 레슨 철학이다. 그래야 100세까지 골프를 즐길 수 있다. 그렇게 하도록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다. 90세 넘어서도 골프 즐기다 세상 떠나는 분들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묘비에 어떤 말을 남기고 싶나.

“깊이 생각은 안 해봤지만 ‘골프계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한 사람’이라는 문구가 좋지 않을까 한다. 제 방송이나 유튜브를 보고 골프의 즐거움을 찾았다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울컥하다.”

‘레슨의 신’이 말하는 골프 잘 치는 두 가지 비결

평소 사무실에서 볼펜이나 매직 등을 이용해 손목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그립법을 연습하면 좋다.


1. 헤드 무게를 느껴라

가장 중요한 건 그립이다. 어떤 프로들은 세게 잡아라, 어떤 프로는 약하게 잡으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추어 골퍼들이 그립 세기에 대해서 굉장히 혼란스러워한다. 하지만 핵심은 정작 다른 데에 있다. 채 끝 무게를 느끼는 거다. 헤드 무게를 살려 치지 못하면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

골프를 가만히 생각해보자. 죽은 볼을 살려서 200m를 날려야 한다. 그러니까 자신은 힘을 뺐다고 하는데도 손목과 팔뚝에 힘이 팍 들어가고 골프채를 꽉 잡으면 감이 없어진다. 하지만 손목 힘이 빠져서 헤드 무게를 느낄 수 있다면 그립을 강하게 잡아도 관계없다. 사무실에서 볼펜이나 매직 같은 걸로 연습을 하면 좋다. 볼펜이 빠지거나 돌아가지 않도록 하면서 손목과 그 아래 팔꿈치까지 힘이 가지 않도록 잡는 것이다. 프로 골퍼들은 연습장에 안 가도 맨손으로 이런 훈련을 자주 한다.

척추를 고정한 채 골반 회전 연습을 한다.


2. 생활 속 회전운동 연습

두 번째는 회전이다. 골프는 회전운동이다. 근데 우리는 앉았다 일어나는 상하 운동이나 달리기, 턱걸이 등은 많이 했지만 회전에는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이것도 볼펜 하나 잡은 뒤 척추를 고정한 채 도는 연습을 해야 한다. 다운스윙을 하며 돌 때 왼쪽 골반이 빠지는 느낌을 가지면 좋다. 채를 휘두를 때 왼쪽이 막혀 있으면 안 된다. 싹 빠져주면서 돌아야 한다. 그러면 스윙이 예뻐진다.

프로들이 스윙을 예쁘게 하려는 게 아니고 회전이 잘 되니까 예쁜 거다. 다른 거 없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이 두 가지만 잘 연습하면 자신도 모르게 골프 잘 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