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중에서도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나쁘다고 알려진 비소세포폐암을 손쉽게 조기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승현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와 김민식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수 공동 연구팀은 소세포폐암의 잠재적 바이오마커 후보군을 찾았다고 9일 밝혔다.
전체 폐암의 약 15%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SLCLSmall Cell Lung Cancer)은 진행이 빠르고 예후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폐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폐암은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를 기준으로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나뉘는데 현미경으로 확인되는 암세포의 크기가 작은 경우를 소세포폐암이라고 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조기 진단해 수술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지만 소세포폐암은 대부분 진단 당시 수술이 어려울 정도로 다른 장기나 반대편 폐 등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 폐암 확진에 사용되는 세침흡인검사와 기관지내시경검사 역시 고통이 수반되고 합병증과 재검 가능성이 있어 환자에게 부담이 컸다.
연구팀은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생리식염수를 폐 말초 부분까지 주입한 다음 세척해 다시 회수한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단백질로 소세포폐암을 조기진단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종양이 있는 쪽과 없는 쪽의 폐에서 각각 기관지폐포세척액을 채취하고 단백질 프로파일을 비교해 460여 개의 단백질을 식별했다. 종양에 특이적으로 발현된 단백질 4종을 선별해 암조직에 대한 면역조직화학염색(IHC)을 시행한 결과 소세포폐암의 바이오마커 신규 후보로 CNDP2 와 RNPEP 단백질을 찾아냈다.
이승현 교수는 “조직검사 없이 폐암을 진단하거나 치료 전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기관지폐포세척액 내 단백질이 바이오마커로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라며 “해당 바이오마커가 항암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소세포폐암 아형(subtype)을 감별할 수 있어 추후 조직검사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단백체분석-임상응용(Proteomics-Clinical Applications)'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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