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오는 17일(현지시간) 북한 인권침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은 13일 안보리 회의 소집에 반발하며 초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미국의 비열한 ‘인권’ 압박 소동을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으로 강력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은 “13일부터 감행되는 미국남조선 대규모 전쟁연습과 때를 같이하여 미국은 추종세력과 함께 존재하지도 않는 우리의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식 모임이라는 것을 강압적으로 벌려놓으려고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 국가를 반대하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적대행위가 수수방관할 수 없는 엄중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권은 곧 국권이며 국권 수호를 위하여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합법적 권리”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국가의 자주권과 권익을 철저히 수호하기 위하여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의 가장 비열한 적대모략 책동에 초강력 대응할 것임을 다시 한번 엄숙히 천명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핵 문제를 가지고는 더 이상 우리를 어쩔 수 없는 궁지에 몰릴 때마다 오합지졸의 추종세력들을 긁어모아 인권 압박 책동에 매여달리는 것은 하나의 공식처럼 굳어진 미국의 너절한 악습”이라며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사회주의 제도를 전면부정하는 미 제국주의자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여 반드시 값비싼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는 것은 우리 인민의 변함없는 대미 대적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안보리가 오는 17일 북한 인권침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회의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회의 소집을 요청한 미국과 알바니아는 회의 요청 문건에서 “북한의 인권 침해와 남용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며,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직접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건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총살 명령 등 더 심한 고립과 탄압으로 대응했다”면서 “북한 정부는 기본적인 자유와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왔으며, 수천 명이 새로 체포되고 투옥됐다는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도발에도 안보리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에도 미국이 주도한 신규 대북 제재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연합뉴스에 “북한 외무성은 오랜만에 개인 명의의 담화가 아닌 보다 격을 높인 기관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 동향에 대해 실시간으로 반응하면서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을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 표현으로 적시했다"며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권압박 동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연대적 대응을 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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