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들어설 제2 세종문화회관과 리모델링 예정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 공공을 위한 광장과 조망 시설이 조성될 전망이다. 여의도공원이 수변?문화?생태 등 테마에 따라 구분되고, 여의도역 일대와 여의도공원이 지하도보로 연결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 서울 여의도 제2세종문화회관의 벤치마킹 모델인 ‘엘프필하모니’를 둘러보면서 여의도공원 재구조화 사업을 구상했다.
오 시장은 '엘프필하모니' 중간층에 공공 조망대가 들어선 점에 감탄하면서 "그도안 서울의 공연장에서는 돈을 낸 관객만 콘서트를 즐기는데, 여기서 보면 참 잘못된 관행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광화문 세종문화회관과 제2세종문화회관에 이런 공용 공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제1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을 계획하면서 옥상에 올라가서 광화문 광장과 시내를 조망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며 "동네 주민들이 무료로 공간을 즐길 수 있도록 제2세종문화회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개관한 ‘엘프필하모니’는 1966년 지어진 붉은 벽돌의 카카오 창고를 허물지 않고 그 위에 외벽 유리와 철제 구조물을 올린 26층짜리 재생 복합시설이다. 2100석 규모 콘서트장인 그랜드홀을 중심으로 550석 규모 리사이트홀, 170명 규모 교육시설, 호텔, 스파, 레스토랑, 대규모 실내 주차장을 갖추고 있다. 콘서트를 관람하지 않아도 지상에서 에스컬레이터로 8층에 조성된 공공 조망대인 ‘더 플라자’까지 곡선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갈 수 있다. ‘더 플라자’에서는 37m 높이에서 함부르크 시내를 사방으로 조망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업이 중단되고 사업비가 1조200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으나 개관 3년 만에 50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는 등 함부르크를 상징하는 수변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오 시장은 '엘프필하모니'에 이어 옛 무역 창고들을 보존한 '슈파이허슈타트', 낙후된 항만 지역에서 업무복합단지로 변신한 ‘도크랜드 오피스’를 시찰하면서 여의도공원을 수변 문화공간으로 재편한다는 구상도 구체화했다. 1999년 1월 개장한 여의도공원은 여의도 면적의 약 8%(22만9539㎡)를 차지하는 대규모 공원이지만 서울 중심 지역에 위치하는데도 주변 지역과 단절돼 공간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서울시는 2026년 여의도공원 리모델링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2028년 개관을 목표로 제2세종문화회관을 건설하고 수변·문화·생태 등 테마별로 구분해 공원을 운영할 방침이다. 샛강 공원 인접 구역은 어린이·가족 놀이 공간이 있는 생태공원으로, 중앙은 다목적 잔디 광장을 보유한 문화 녹지광장으로, 한강공원 인접 구역은 제2세종문화회관을 품은 수변 문화공원으로 거듭난다. 서울시는 올해 상반기 중 제2세종문화회관의 사전 디자인을 공모한 뒤 하반기 투자심사 등 예산 사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여의도 도시공간구조도 개편한다. 도로와 공원으로 단절된 여의도 도시공간 구조를 통합중심 공간구조로 탈바꿈한다는 목표다. 그 일환으로 여의도역 복합환승센터와 연계한 지하보행 네트워크가 조성된다.
오 시장은 이날 ‘하펜시티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해 이곳의 홍수 대응 시스템을 서울시에도 도입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로 했다. 하펜시티 프로젝트는 오래된 항구 인근의 창고나 공장들을 사무실·호텔·상점·사무실·거주 공간으로 되살려 주거·문화·상업이 어우러진 최첨단 복합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사업이다. 1997년부터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며 2030년 완공될 예정이다.
엘베강 수변 하펜시티는 홍수 범람이 잦은 지역이어서 건물 지상 7.5미터까지는 주거 공간을 두지 않는다. 대신 이곳을 창고나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홍수 발생 2~3일 전 수문을 닫아 저층 침수를 막는다. 서울시는 수위 변화가 심한 수변 개발 사례인 하펜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한강 개발사업 계획) 구체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한강이 범람하는 경우가 있어 수변 개발 속도가 더뎠는데, 여기 사례를 보고 눈이 번쩍 뜨였다”며 “앞으로 한강 개발에 그런 콘셉트를 도입할 곳이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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