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과 상생을 선언한 삼성전자(005930)가 이번에는 광주 혁신 스타트업 발굴·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대구에 이어 광주에 ‘C랩 아웃사이드’ 캠퍼스를 열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역산업 발전에 60조 원 투자 계획을 공개하는 등 풀뿌리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광주 서구 삼성화재 상무사옥에서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캠퍼스’ 개소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문을 연 C랩 아웃사이드는 삼성전자가 지역의 혁신 스타트업을 지원·육성하기 위해 2018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 사회공헌활동(CSR)이다.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캠퍼스는 삼성화재 광주상무사옥 20층에 1550㎡ 규모로 조성된다. 광주 캠퍼스가 위치하게 될 상무지구는 광주시청과 주요 대기업의 지역 본부 등이 위치한 광주의 경제·행정 중심지다.
삼성전자는 광주가 인공지능(AI) 거점으로 고도화 중인 점을 감안해 이곳에 입주할 기업들을 AI 분야 스타트업 중심으로 선발했다. 지난해 11월 광주 소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열고 전문가 심사를 거쳐 총 5곳의 혁신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AI 모델 개발 기업 ‘클리카’, AI 기반 생체정보 인증·결제 솔루션 기업 ‘고스트패스’, AI 활용 동물 생체 분석·가축 케어 플랫폼 개발 기업 ‘인트플로우’, 헬스케어 기업 ‘감성택’, 에너지 소재 개발 기업 ‘포엘’ 등이 이곳에 입주하게 된다.
클리카의 벤 아사프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 회사는 다양한 국적의 인력으로 구성돼 글로벌 기업인 삼성전자와의 협업이 상당한 시너지를 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C랩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최대 1억 원의 사업지원금과 성장 단계별 맞춤형 컨설팅, 삼성전자·계열사와의 협력 기회 연결, CES 등 국내·외 정보기술(IT) 전시회 참가 지원, 국내·외 판로 개척 등 지원을 받게 된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업체 별로 일대일 맞춤 지원을 담당한다. 그동안 운영 노하우가 축적된 C랩 아웃사이드 서울과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구축되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들이 서울 등 수도권에 자리 잡지 않아도 지역 내에서 경제 발전의 촉매 역할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완표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은 “스타트업의 혁신성, 역동성과 삼성의 노하우, 인프라, 네트워크가 시너지를 내면 새로운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며 “우수 기술을 보유한 광주의 창업 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와 삼성전자의 긴밀한 협력관계도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광주에서는 삼성전자가 지역 상생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상생), 삼성청년SW아카데미(교육), C랩(창업) 등 대표 CSR 프로그램이 모두 구현됐다.
실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은 임직원 3400명, 연매출 5조 원에 이르는 지역 내 산업의 핵심 중추다. 1~3차 협력업체만 200곳이 넘는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중견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통해 광주에서 2016~2022년 동안 총 114곳을 지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지난해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뒤 첫 현장 행보로 28년 간 거래한 광주 협력사를 찾아 격려하기도 했다.
광주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개소식에 참가한 강기정 광주시장은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창업 성공률이 높은 ‘기회 도시’ 실현에 탄력을 받게 됐다”며 “C랩 아웃사이드 광주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이 많이 나와 광주가 대한민국의 실리콘밸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양향자 무소속 의원 등이 참석해 혁신 스타트업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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