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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 척에 3300억' LNG선 가득…현대重 “中조선소 못 따라와”

■8년 만 언론 공개 현대重 울산조선소 르포

역대 최고가 돌파 LNG선 건조 분주 조선소

중국 격차 벌리는 첨단기술로 세계 1위 유지

인력 부족 여전…올해 내외국인 대거 채용 밝혀

22일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한 도크에서 대형 선박들이 건조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중공업




22일 현대중공업(329180) 울산 조선소. 여의도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조선소에는 웬만한 건물보다 큰 선박들 수 척이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울산에 있는 10개 도크에 선박이 모처럼 가득 차 분주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언론에 조선소를 공개할 정도로 일감이 차고 넘쳤다.

아파트 14층 높이의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에 올랐다. 갑판에서 울산 동구 시내와 동해가 한눈에 다 보일 정도로 규모가 거대했다. 이 LNG운반선은 17만 4000㎥ 규모로 웬만한 대형 오피스 빌딩 한 채만 하다. 건조가 거의 끝나 올 상반기 해외 선주에 인도될 이 LNG운반선은 수십 년간 한국이 글로벌 1등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핵심 제품이다.

LNG운반선은 아직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최첨단 기술력의 집합체다. 가장 어려운 공정이 화물창이다. 천연가스를 액체로 보관·운송하기 위해 영하 163도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만들기가 까다롭다. 액체로 만들면 부피가 300분의 1로 줄어드는 LNG를 이 화물창에 실으면 5000만 명이 하루 반나절 쓸 수 있다. 이만수 현대중공업 프로젝트 매니저는 “친환경 선박인 LNG운반선은 이윤이 많이 남는 고부가가치 선종”이라며 “영하 163도의 극저온과 고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높은 기술력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 중인 LNG운반선. 사진 제공=현대중공업




LNG운반선에 현대중공업이 최근 개발한 첨단 기술도 들어가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LNG운반선에는 공기윤활시스템(ALS)과 샤프트제너레이터 기술이 장착됐다. 각각 연비를 개선하고 전력을 ‘재활용’하는 기술로 선주들 입장에서는 운송 원가를 아낄 수 있어 큰 인기다.

LNG운반선 가격도 최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한 척에 2억 5000만 달러(약 3300억 원)를 훌쩍 넘는다. 수요는 많은데 건조 난도가 높아 공급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달 현재 현대중공업의 수주잔량 155척 중 LNG운반선은 53척이다. 창사 이래 수주한 LNG운반선이 95척이라는 점을 보면 최근 발주받은 LNG운반선은 상당한 규모다.

거대한 LNG운반선에서 내려오자 야드에 빼곡히 쌓인 블록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2년 만에 울산 조선소에 방문한 HD현대의 한 직원은 “과거에는 야드 곳곳이 비어 있었지만 지금은 각종 강재와 기자재로 가득 차 좁은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블록이 가득 찬 것은 두 가지 의미다. 일감이 넘친다는 뜻도 있지만 협력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협력사들이 블록을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물량이 야드에 자꾸 쌓이는 것이다. 이날 엔진공장에서 만난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올해 국내 직영 인력을 300명 안팎으로 채용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외국인 인력도 최대 280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히며 인력 확보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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