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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상업용부동산 대출절반 미국”…“美, SVB 인수에 각종 혜택”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퍼스트시티즌스뱅크가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실리콘밸리은행을 인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도이치뱅크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미국 지역은행의 주가가 올랐음에도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이 0.47% 내린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0.16%, 0.60% 상승했는데요. 전반적인 안정세에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53%까지 올랐고, 2년 물 국채금리도 4%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전날 실리콘밸리은행(SVB) 자산 720억 달러어치를 165억 달러에 인수한 퍼스트시티즌스뱅크는 이날만 주가가 53% 넘게 폭등했는데요. 은행주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다만, 기술주들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였는데요. 은행주와 기술주가 서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죠. 오늘은 은행권 상황과 상업용 부동산 대출, 증시 전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퍼스트시티즌스, SVB 인수하면서 유동성 700억 달러 제공받아”…“시장, 매우 변덕스럽고 감정적 더 지켜봐야”


먼저 유럽 상황 간단히 짚어보죠. 도이치뱅크가 유럽에서 6.15% 급등했는데요. 코메르츠뱅크(+3.76%)와 BNP파리바(+2.62%) 등도 상승했습니다. 도이치뱅크가 크레디트스위스(CS)와 다르다는 평가가 상당 부분 먹혀든 것 같습니다.

실제 이날 도이치뱅크는 투자자들을 위해 추가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예금의 70%가 독일에 있고 이중 절반가량이 개인 고객, 45%는 은행과 기업인데요. 리처드 반스 S&P 레이팅스의 신용 애널리스트는 “예금자 기반이 다양하다. 대부분이 도이치뱅크의 핵심 영업권인 독일에 있다는 점은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전체 대출에서 상업용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대출 5260억 달러 가운데 약 6.74%라고 밝혔는데요. 고금리이지만 그만큼 위험이 큰 레버리지대출은 총 대출의 약 1%라고 했습니다. 케플러 셰브뢰의 애널리스트 니콜라스 파옌은 “도이치뱅크는 약한 고리(weak link)가 아니”라며 “견고하다”고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도이치뱅크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도 다소 떨어졌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24일) 2.269%포인트(p)에 달했던 도이치뱅크의 5년 물 CDS 프리미엄이 이날 1.986%p로 내려왔다고 하는데요.

도이치뱅크 주가가 오르면서 독일 국채금리도 덩달아 뛰었습니다(가격하락). 이날 10년 만기 독일 국채금리가 한때 2.27%까지 치솟았는데요. 지난 금요일에는 2.0% 선까지 내려왔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은행 혼란이 완화하고 투자자들이 유럽중앙은행(ECB)가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독일 국채금리가 상승했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추이. 세인트루이스 연은


다만, 모든 걱정이 다 해소된 건 아닙니다.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이를 믿을 수 있는 정도지만 좀더 두고 봐야 한다는 거죠.

도이치뱅크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약 356억6300만 달러 중 절반이 미국에 있다고 하는데요. JP모건은 “우리는 이것을 관리가능한 문제로 보고 있다. 자산의 대부분이 대도시에 있으며 담보인정비율이 보수적”이라고 했지만 도이치뱅크의 대출을 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우려에서 100% 자유롭지는 않음을 보여줍니다. 위기 때는 작은 것도 공격의 빌미나 구실이 될 수 있죠.

덩치에 비해 파생상품 보유도 많은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8년 488억 유로(약 525억9600만 달러)어치의 파생상품을 갖고 있다가 이후 100억 유로 미만으로 줄였지만 이는 자산규모가 훨씬 더 큰 JP모건체이스에 이어 두 번째 수준”이라며 “주가가 반등했지만 우려는 남아있다”고 봤는데요.

최근의 혼란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죠. 크리스티안 반 비크 스코프 레이팅스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도이치뱅크의 문제는 지난 한 달 동안 시장의 변동성과 스트레스가 수익성에 어떤 영향을 줬느냐에 달려있다”며 “더 높은 예금금리 같은 추가 비용 때문에 힘든 한 해가 될 수 있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지역은행도 큰 틀에서는 비슷합니다. 크게 주말 전후로 △퍼스트시티즌스의 SVB 자산인수 △미 정부 긴급대출지원 확대 검토 △도이치뱅크 주가상승 △중소은행서 대형 은행으로 예금이동 둔화 등의 효과가 어우러지면서 이날 주가가 올랐는데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금융권 규제를 담당하는 마이클 바 부의장은 이날 “SVB는 매니지먼트 실패의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은행 시스템을 안전하고 건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금융사의 규모와 관계없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美 은행권, 상업용 부동산 대출 3년 새 22% 폭등”…“월가, 5월 연준 금리인상 전망 빠르게 상승 42%대”


그 결과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11.99% 뛴 것을 비롯해 팩웨스트뱅크코퍼레이션(+3.46%)과 웨스턴얼라이언스(+3.03%) 등 다른 지역은행들도 상승했는데요. 크레이그 에를람 오안다의 선임 시장 전략가는 “신경쓰이는 부분들이 남아있지만 지금까지는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며 “추가적인 은행 영업정지가 없다면 시장의 신뢰는 점점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미국 지역은행도 아직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당장 퍼스트시티즌스의 SVB 인수 내용도 잘 뜯어볼 필요가 있는데요. 미 연방보험예금공사(FDIC)가 SVB 자산을 대폭 할인해 판매한 것이 그렇고 추가로 별도의 유동성 제공 조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블룸버그는 FDIC가 퍼스트시티즌스에 SVB 인수 2년 내 유동성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700억 달러 규모의 크레디트라인을 제공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제리 코미지오 아메리칸대 교수는 “문닫은 은행을 사는 거래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형태는 아니”라며 “FDIC가 정말로 상황을 해결하고 싶어함을 보여준다”고 전했습니다. 향후 5년 간 상업 대출 손실이 50억 달러가 넘으면 손실보장도 해주기로 했다고 하죠. 주가가 폭등한 데서 알 수 있듯 퍼스트시티즌스에는 좋겠지만 미 정부가 이례적인 조건을 내걸어야 할 정도였다는 점을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도이치뱅크도 그렇고 상업용 부동산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는 미국 지역은행도 모든 문제가 다 끝났다고 보기에는 이릅니다. 토마스 시몬스 제프리스의 머니마켓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매우 변덕스럽고 감정적이며 많은 정보를 한번에 처리하려고 노력한다”며 “같은 것을 두고도 언제든 다른 생각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불완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은행의 상업용 부동산을 좀 더 보죠.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경제통계(FRED)에 따르면 코로나19 대규모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기준 2조3719억 달러였던 미국 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액이 올 2월에는 2조8981억 달러로 3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무려 22.1%나 폭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0년 -2.8% △2021년 5.9% △2022년 2.1% 등인데요.

지역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급증했다. 웰스 파고




GDP 성장률보다 큰 대출증가는 거품이 낄 가능성이 있는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를 약간 웃돌았던 지역은행(은행 자산순위 26위 이하)의 상업용 부동산대출 비중이 2월에 67.1%까지 상승했습니다. 그만큼 지역은행의 대출증가폭이 크다고 볼 수 있는데요. 루도비치 팔리포우 옥스포드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약간의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은 일부 기업들의 대출 연체를 불러올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울프 리서치의 크리스 세니예크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최근의 은행 혼란은 예상보다 더 깊은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는 확신을 높인다”며 “이미 상업용 부동산과 자동차 대출에서 초기 징후를 보고 있으며 이 문제가 커지면 앞으로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디즈니가 인력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는데요.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디즈니의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 이번 주부터 3단계 7000명에 달하는 인력 감축의 첫 단계가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달 디즈니는 30억 달러의 콘텐츠 지출 비용을 포함해 55억 달러 규모의 비용절감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이런 상황 속에서 5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6분 현재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올릴 확률이 44.8%인데요. 하루 전에는 16.8%, UBS의 CS 인수 직후인 1주일 전(39.3%)보다 높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나쁜 것은 금리인상 중단이며 연준이 처음에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잘못 판단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연준의 정책 실수가 아니라면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미국 경제는 탄력적”이라고 했는데요.

엘 에리언은 서비스 물가가 견고하기 때문에 연준이 인플레와의 싸움을 지속하되 3~4% 선에서 적당히 타협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경기침체도 피할 수 있겠지요.

“WB, 앞으로 잃어버린 10년 맞을 수도”…“모건스탠리, 미 증시 어닝이 다음 위험”


이와 관련해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이날 회원 217명을 대상으로 2일부터 10일까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지금의 통화정책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58%로 가장 많았고 ‘너무 완화적(26%)’과 ‘너무 제약적(14%)’ 뒤를 이었습니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 건들락은 “연준이 항복(금리인하)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이날도 말했는데요. NABE 설문에서는 연준이 2년 내 인플레이션 목표(2%)를 달성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못할 것(43%)’과 ‘전혀 달성하지 못할 것(26%)’이 69%로 70% 가까이 됐습니다.

별도로 세계은행(WB)은 장기적으로 우울한 전망을 발표했습니다. 노동력 공급과 투자 확대, 생산성 제고 없이는 세계 평균 경제 성장률이 2030년까지 2.2%로 하락해 30년 만에 최저치가 될 것이라는 건데요. 전 세계 평균 잠재 성장률은 2000~2010년 연 3.5%를 거쳐 2011~2021년 연 2.6%로 낮아지는 추세죠. WB는 이를 두고 “잃어버린 10년을 맞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제 시장 상황 보겠습니다. 약세론자인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은 이날 “지난 몇 주 동안의 사건(은행 위기)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어닝 가이던스가 점점 더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며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시장의 관심은 4월 중순에 시작하는 1분기 어닝 시즌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윌슨은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름 기업의 마진 위협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은행들의 어닝도 중요할 겁니다.

은행들의 대출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웰스 파고


JP모건체이스의 미슬라브 마테예카는 1분기가 올해 주식시장의 고점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는 “연준이 금리인하 신호를 보내기 전까지는 근본적인 상황 개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채권과 주식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데 올해는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관계가 다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봤는데요. 방어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뜻이죠.

S&P의 경우 위로는 4100~4200이 고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루이스트의 키스 러너는 “일부 긍정적인 신호를 볼 수 있지만 수면 아래는 거시적인 위험이 거치고 있다. 분명 약세”라고 봤습니다. 반면 기술적 분석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스티븐 수트메이어는 “나스닥이 3월 중순의 1만1695와 1만2000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을 본다”며 “나스닥이 이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전반적인 주식 시장이 안정화하고 더 큰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이날 나스닥은 1만1768.84에 마감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럽 은행의 2월 대출 증가율이 4.9%로 1월(5.3%)보다 줄었다고 합니다. 감소액이 32억3000만 달러라고 하는데요. CS나 도이치뱅크 위기 이전에도 대출을 축소시켰던 겁니다. 지금은 더 할 수 있는데요.

블룸버그는 채권손실이 늘면서 저금리에 세워진 7조 달러 찰스 슈왑 제국에 균열이 생기 있다는 식으로 주장하기도 했는데, 정확한 분석인지를 떠나 은행권 전반의 상황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은행과 정부 당국이 내놓는 수치와 팩트를 믿되, 그것에만 매몰되면 안 되는데요. 아직 시장이 불안정할 때는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도이치뱅크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규모가 356억 달러인데, 35억 달러로 잘못 나갔습니다. 오전9시22분에 수정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혼란을 드려 죄송합니다. 앞으로 주요한 숫자 단위는 재차 확인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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