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자본잠식에 빠진 한국가스공사가 소액주주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배당을 강행했다.
가스공사는 29일 대구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2회계연도 결산안 상임이사 선임안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실적발표 당시 예고했던 무배당 결정 역시 확정됐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2조 4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독특한 회계처리방식에 따른 착시일 뿐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특히 판매손실금을 비금융자산 가운데 하나인 미수금으로 분류하는데 받을 길이 난망한 민수용 미수금은 2021년 말 1조 8000억 원에서 2022년 마라 8조 6000억 원으로 급증한 상태다. 미수금이 늘어난 것은 서민 부담 경감 등을 위해 가스요금을 원가 미만으로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팔면 팔수록 밑지는 장사라는 얘기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채무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부채액은 52조 142억 원으로 1년 만에 50.5%나 증가했다.
가스공사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무배당을 결정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은 “주주에 대한 약속을 파기하고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소액주주는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이미 자본 규모를 초과한 상황”이라며 “미수금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경영진은 물론 요금을 통제하는 정부를 상대로 국내외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관계자는 “재무건전성 확보 및 현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소액 주주 여러분과의 끊임없는 소통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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