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수수료·주식투자 수익이 크게 떨어지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영업이익도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운용사 가운데 50% 이상은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 영업이익은 1조 1850억 원으로 2021년보다 1조 2683억 원(51.7%) 감소했다. 영업수익은 4조 7999억 원으로 7829억 원(14.0%) 줄었다. 특히 증권투자 손익이 전년 대비 98.1% 감소한 130억 원에 그쳤다. 판매비·관리비·증권투자손실 증가에 따라 영업비용만 같은 기간 4854억 원(15.5%) 급증한 3조 6149억 원에 달했다.
전체 순이익은 2021년보다 6870억 원(31.7%) 증가한 2조 8513억 원에 이르렀다. 다만 한국투자밸류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으로 인한 일회성 이익 2조 2720억 원을 제외하면 실질 순이익은 5794억 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433곳의 자산운용사 가운데 217개사는 적자를 보였다. 흑자를 기록한 216곳보다 더 많은 수다. 2021년 적자 회사 비율이 10.9%에 머물렀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그 비율이 39.2%포인트 더 뛰었다. 자본잠식 회사 비율도 2021년 17.0%에서 지난해 30.0%로 대폭 늘었다. 자산운용사 수 자체는 1년 새 85곳이 더 늘었다. 공모운용사는 81곳, 일반사모운용사는 352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397조 9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 7000억 원(5.7%) 증가했다. 이 가운데 펀드 수탁고는 831조 1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공모펀드는 275조 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 6000억 원 감소했고 사모펀드는 555조 6000억 원으로 55조원 더 늘었다. 투자일임계약고는 566조 8000억 원이었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증가했으나 손익 현황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크게 악화했다”며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 잠재 위험 요인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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