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그 자회사의 중계권과 관련한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KBO 내 사건·사고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KBO 정규시즌이 개막하기 하루 전 강제수사가 이뤄지며 리그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3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수민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KBO 사무국과 그 자회사 케이비오피(KBOP)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KBO 중계권 판매와 관련한 각종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P는 리그 스폰서십 선정 관리나 리그 공식 후원사 유치 관리, 각 구단에서 위임받은 통합 상품화 사업, 리그 중계권 사업 등을 맡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오전부터)KBO 간부 피의자 A 씨의 배임수재 혐의와 관련, KBO와 KBOP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KBO 간부 A 씨와 SPOTV 등 TV채널을 운영하는 스포츠 마케팅 업체 에이클라 간 ‘뒷돈’이 오고 갔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권 이권을 두고 A 씨가 직무를 이용해 TV채널에 혜택을 주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겼다는 혐의(배임수재)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해 5월 에이클라 대표의 10억 원대 횡령 혐의를 경찰에 송치했지만 당시 경찰은 ‘청탁성 급여라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불송치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이 같은 의혹에 혐의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관련 수사가 경찰에서 어느 정도 진행된 상황인 만큼 검찰은 배임수재 관련 혐의를 상당수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근 KBO 내부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롯데 투수 서준원은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서준원은 지난해 8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장정석 KIA 전 단장은 포수 박동원(LG)과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 29일 경질됐다. 아울러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호주와 일본에게 패배하는 졸전을 보이며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것도 리그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KBO 관계자는 “오늘 오전 압수수색을 받은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검찰의 요청으로 아무런 말을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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