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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산 금융위기 후 최대폭 감소…빛바랜 '트리플 증가'

[통계청 '2월 산업활동동향']

한달새 생산 17% 넘게 쪼그라들어

D램·낸드가격 2분기도 하락 예상

주력품목 부진 속 경기회복 물음표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생산이 한 달 새 17% 넘게 급감하며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 속에 D램 가격마저 하락하면서 반도체 생산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경제의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업황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 전망도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7.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 2개월 만의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41.8%나 줄어들며 사실상 반 토막이 났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최근 시스템반도체 시장까지 악화하면서 감소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주력 상품인 메모리반도체의 평균 판매 가격은 좀처럼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의 평균 판매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공급 기업의 감산 조치에도 스마트폰·노트북 등 수요 감소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2분기에도 낸드 가격은 5~10%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램 가격 역시 1분기 20%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에도 10~15%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내 반도체 투톱의 실적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나 줄어든 1조 5000억 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에 무려 3조 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이 최악임에도 서비스업과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생산과 소비·투자 모두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달성했다. 전산업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설비투자가 함께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2월 전산업생산은 반도체 부진으로 제조업이 3.1% 줄고 광공업도 3.2%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며 서비스업 생산이 0.7% 늘어난 덕에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양호한 날씨와 코로나19 유행 둔화 등에 힘입어 외부 활동이 늘면서 운수·창고(5.4%)와 숙박·음식(8.0%) 등 대면 업종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한 달 새 5.3% 늘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뿐 아니라 승용차 등 내구재(4.6%)와 의복 등 준내구재(3.5%) 모두 판매가 증가한 결과다. 특히 지난해 11월(-2.3%)과 12월(-0.2%), 올해 1월(-1.1%)에 걸친 3개월 연속 감소세에서 벗어나 큰 폭으로 반등했다. 통계청은 기저 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0.2%, 건설기성도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9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면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앞으로의 경기가 2월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전산업생산이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크게 감소하는 등 여전히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심의관도 “우리나라 경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에서 좋아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아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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