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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 일침] 워라밸 좋다더니…마감 일정 촉박한 ‘긱워커’ 목 디스크 주의해야

■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장시간 같은 자세로 모니터 작업 지속하는 직업군

일자목증후군 유발해 목·어깨에 통증 발생하기 쉬워

통증 심하다면 디스크 진행되기 전에 전문치료 받아야

이미지투데이




#영상 편집자 최씨(34)는 일회성 작업만을 맡아 진행하는 '긱 워커(Gig Worker)'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영상 의뢰를 받으면 일정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업무에 임하곤 한다. 최근에는 벚꽃 축제 관련 영상 제작 의뢰가 늘어나면서 부쩍 바빠졌다. 하루종일 모니터 앞에 앉아 편집에만 열중해도 마감 기한을 지키기 빠듯할 정도다. 밤샘 작업까지 불사하며 작업에 열을 올리던 최씨는 사흘째 되던 날부터 뒷목에 찌릿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단순히 담에 걸렸다고 생각해 파스에 의지한 채 작업을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의 강도가 심해졌다. 어깨와 팔까지 저릿해지자 목에 이상이 생겼음을 직감한 최씨. 서둘러 가까운 한방병원을 찾았는데 의료진으로부터 목뼈의 배열이 일자로 변형됐다는 소견과 함께 ‘목디스크(경추추간판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는 근무 특성이 목디스크 증상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그는 서둘러 치료에 나서기로 한다.



필요에 따라 초단기로 계약을 맺거나 일회성 작업을 맡아 진행하는 ‘긱워커(Gig worker)’가 고용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 실태'에 따르면 국내 긱 워커의 수는 220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취업자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긱워커가 주목 받는 이유는 고용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이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용주는 정규직 근로계약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근로자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일할 수 있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에 용이하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업무를 세부적으로 나눠 중개 혹은 거래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도 긱 워커 열풍을 가능케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긱 워커는 여러 장점이 결합돼 매력적인 업무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와 같이 단기에 집중적으로 근무를 하거나 밤샘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생각지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장시간 모니터를 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목 통증도 그 중 하나다.

작업에 열중하다보면 무심코 모니터를 향해 고개를 앞으로 쭉 내밀게 되는데, 이러한 자세는 목과 허리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 성인의 머리 무게는 5kg 정도로, 고개를 앞으로 15도만 숙여도 12kg에 달하는 압박이 경추(목뼈)에 가해지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



이 같은 자세를 장시간 취할 경우 경추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일자로 변하는 일자목증후군을 유발해 목과 어깨에 통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 심하면 경추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과도한 압력으로 인해 손상 또는 탈출하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늦기 전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 침치료, 한약 처방 등 비수술 치료를 통해 목 통증을 해소한다. 특히 침치료의 경우 혈액순환을 촉진함으로써 경추 주변 근육의 회복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임상에서 활발하게 실시되고 있다. 목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침치료의 목 통증 완화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 학술지 ‘침술의학(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은 목 통증 환자의 경우 침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보다 경추질환 수술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10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해 6주 내 2회 이상 침치료를 받은 침치료군과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대조군에서 침치료군보다 경추수술을 받은 환자 수가 2.5배 많았다. 목 통증을 완화하고 디스크를 예방하려면 전문 치료를 받으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무로 인해 휴식을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근무 환경을 재정비하는 것도 목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10~15도가량 높이면 경추의 C자 곡선이 유지돼 목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모니터를 2개 연결해 사용하는 경우에는 주로 사용하는 모니터를 시선 정면에 배치하고 보조 모니터는 자료를 보는 용도로만 활용해 삐딱한 자세를 줄이도록 한다.

유동적인 업무시간은 긱 워커에게 큰 장점이 되기도 하지만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이어지는 업무 탓에 건강에는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작업 중간에는 가볍게 목을 돌려주는 스트레칭을 실천해 보자. 적어도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자리에서 일어나 뭉친 어깨와 허리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 건강을 위해서는 치료 못지 않게 생활 속 노력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도록 하자./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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