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전화 통화하는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이른바 '전화 공포증' 증상이 있다고 고백한 가운데, 젊은 세대들이 이에 공감했다.
아이유는 지난 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한 영상에서 "전화 통화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다"며 “통화하는 걸 굉장히 힘들어한다. 엄마랑 통화를 해도 전화가 오면 불편하고 (친한 친구인) 배우 유인나 씨와 통화하는 것도 힘들다. 사실 아무하고도 통화를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화 공포증(Call Phobia/콜 포비아)은 말 그대로 전화 통화를 하는 데 어려움과 두려움을 느껴 전화를 기피하는 증상이다. 심한 경우 전화가 올 때 △심장이 뛰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증상이 나타나고, 반대로 전화를 걸었지만 상대가 받지 않아 회신을 기다려야 할 때 △초조함 △두려움을 느낀다.
증상이 심각해지면 업무상 통화·전화 문의·주문 등도 불가능해져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도 빈번하다. 또 '쉬운 일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발현되는 사례도 있다.
해외선 컨설팅 업체까지 등장…"경험 부족이 원인"
전문가들은 전화 공포증이 스마트폰에 익숙한 청년층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음성이나 영상통화보다 카카오톡 등의 메신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짧은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을 선호하고 텍스트로 의사 전달을 하는 데 익숙한 세대에게서 주로 발현된다는 분석이다.
존스홉킨스대 임상 심리 연구 책임자 앨리슨 파파다키스는 특히 'MZ세대'를 지목하며 "문자와 짧은 메시지가 주된 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이들은) 전화 통화 경험이 매우 적다. 경험이 적다 보니 편안함이 덜할 수 밖에 없고, 사회적 불안에 취약한 사람들은 그러한 상황에서 불안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잡코리아가 성인남녀 518명을 대상으로 '전화공포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1%가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었으며 이중 연령대가 낮은 취업 준비생의 전화공포증 응답률이 57.7%로 가장 높았다.
이미 해외에서는 전화 공포증을 치료하는 컨설팅 업체까지 생겨났다. 캐나다 기업인 메리 제인 콥스는 직원들의 공포증을 해결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전화 기술 컨설팅 업체 '더 폰 레이디'(The Phone Lady)를 설립해 1대1 코치 서비스(시간당 원화 약 60만원), 온라인 세미나(30분당 원화 약 46만원)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체는 젊은 세대가 전화 통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를 수 있다는 불안감'이라고 판단해 이에 집중해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MZ세대를 위한 변명일 뿐…사회생활하면 낫는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전화 공포증 증상에 공감하는 한편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전화하는 거 너무 스트레스다", "나중에는 정신병으로 분류될 것 같다", "사회생활에 필요하니까 하는 것일 뿐, 하고 싶지 않다" 등 공감한 반면 일부는 "사회성이 부족한 것에 대한 변명일 뿐", "아르바이트하면 자연스럽게 낫는 병", "그냥 귀찮아서 안 받는 습관이다"라는 관점을 보였다.
한편 심리학자인 일함 세바 영국 로열할러웨이 런던대 교수는 전화 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통화를 하라"고 조언한다. 경험 부족과 관련이 있는 전화 공포증은 통화 경험을 늘려 자신감을 증대시키고 불안감을 감소시켜야 극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세바 교수는 "전화로 대화해야 할 사람의 목록을 작성하고, 미리 전화 내용을 시뮬레이션해보라. 통화가 끝나면 자신을 인정함으로써 동기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또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는 것도 대안 중 하나이며 상담 및 대화 요법을 통해 전화 공포증을 극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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