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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툭하면 ‘탄핵’ 외치라고 유권자가 다수 의석 준 것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주철현 의원 등이 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반대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탄핵을 주장했다. 윤재갑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한 총리의 양곡법 반대 담화문을 겨냥해 “속된 말로 양아치가 발표하는 내용인가”라며 막말을 동원해 비난했다. 행정부가 ‘양곡법이 재정 낭비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 데 대해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원색적 표현으로 반발한 것이다. 민주당의 탄핵 위협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부터 윤석열 대통령뿐 아니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의 탄핵도 거론했다. 지난 2월에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탄핵소추는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 수단이지만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협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 고위 공무원이 직무 집행에 있어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때에 한해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수 의석을 가진 정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탄핵을 추진할 수 없도록 헌법에 안전장치를 담은 것이다. 또 탄핵소추안이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되더라도 헌법재판관 9명 중 6인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 심판 절차도 거쳐야 한다.

대통령과 총리, 일부 장관들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위협은 행정부를 겁박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꼼수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압도적 과반 의석을 무기로 탄핵소추 운운하면서 압박하는 것은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방해하고 결국 국민에 피해를 주는 행위다. 민주당이 3월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 등에 대한 본회의 부의안을 일방 처리한 데 이어 장관 등의 탄핵을 압박하는 것은 공당의 책무를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다. 민주당의 탄핵 엄포를 놓고 ‘이재명 대표 방탄 국회’ 비판 여론을 희석하기 위한 맞불 놓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권자들은 툭하면 탄핵을 외치거나 포퓰리즘 입법을 밀어붙이라고 지난 총선 때 민주당에 다수 의석을 준 것이 아니다. 의석 수가 많다고 폭주하면 부메랑을 맞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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