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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승아' 덮친 만취男 낮술 먹고 '휘청휘청'…CCTV 속 모습 '공분'

대낮 음주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고(故) 배승아양(9) 등 초등생 4명을 친 전직 공무원 A씨가 차량 탑승 전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영상=JTBC




대낮에 음주운전을 하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고(故) 배승아양(9) 등 초등생 4명을 친 60대 운전자 A씨가 차량 탑승 전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나오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CCTV에는 A씨가 술에 취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모습이 담겼다.

지난 11일 JTBC와 SBS 등이 공개한 식당 외부 CCTV 영상에는 사고 당일인 지난 8일 가해 운전자 A씨(66)가 식당에서 주차장까지 10m 정도 되는 거리를 갈지(之)자로 휘청이며 걷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성인남성 평균 보폭(70㎝) 기준 약 15걸음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걷는 데 무려 1분이 소요됐다.

먼저 A씨는 유리문을 열고 건물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발이 꼬여 휘청거리더니 계단에서는 난간을 붙잡고 내려왔다. 이어 계속 비틀거리며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고 운전석에 겨우 올라탔다. 이후 운행 시작과 함께 한차례 급정거한 뒤 유유히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A씨는 20여 분간 약 5.3㎞를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교차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당시 스쿨존에 있던 승아양이 숨졌고 같이 있던 초등학생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조사됐다. 전직 공무원인 A씨는 이날 퇴직 공무원 등이 포함된 등산모임에 참석해 모두 9명이 소주와 맥주 13~14병을 나눠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A씨는 “아이들을 충격한 줄 몰랐다. 기억이 없다”면서 소주를 반 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튿날인 9일 조사에서 “소주 1병을 마셨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A씨가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씨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은 A씨에게 최대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위험운전치사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고를 막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는 등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과는 달리 A씨가 정상적인 운전이 불가능했다고 보는 것이다. 아울러 A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지인들의 음주운전 방조 혐의 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운전자 차량에 치여 숨진 승아양의 발인식이 11일 오전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승아양 어머니가 딸을 보내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승아 양의 유골함이 11일 오후 대전 서구 추모공원에 봉안됐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스쿨존 만취 사고로 숨진 승아양의 발인식과 유골함 봉안식이 이날(11일) 엄수됐다. 승아양의 어머니는 생전 딸이 아끼던 ‘꿀꿀이’ 인형을 껴안은 채 “우리 딸 어떡해”, “어쩌면 좋아”라며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관이 운구 차량으로 이동할 때도 어머니는 “우리 딸 멀미해요. 천천히 들어주세요”라며 오열했다. 승아양의 유골함은 서구 괴곡동 대전추모공원 제3봉안당에 안치됐다.

이번 사고로 다친 승아양의 친구들 가운데 B양(10)은 뇌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다. 퇴원했다 다시 입원한 C군(11)은 사고 충격으로 현재까지 말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승아양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정밀 검진과 함께 심리 상담을 지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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