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에서 전공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리쳐 징계 처분을 받은 대학병원 교수가 6개월 만에 복귀해 논란이다.
24일 전북대학교와 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전북대병원은 전문의위원회를 열어 A 교수에 대한 겸직 허가 요청을 결정했다. 이날 위원회에 참석한 의사 9명 중 5명이 A교수의 겸직 허가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병원 측은 이 같은 내용을 겸직 허가 최종 권한이 있는 대학 측에 전달했다. 대학 소속의 A교수는 병원 진료를 허락받은 겸임 교원이어서, 최종 인사 권한은 대학에 있다.
A교수에 대한 겸직 허가를 대학에 요청한 병원 측은 “A교수가 특수 진료과라 대체할 만한 전문의를 찾기 쉽지 않다”며 ‘의사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A교수가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있고 충분히 자숙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A교수는 지난해 9월 29일 부서 회식 자리에서 전공의 머리를 소주병으로 내려쳐 병원으로부터 직무정지 6개월, 대학으로부터 정직 1개월·겸직 해제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겸직 해제는 대학교수의 병원 진료를 금지하는 징계다.
대학은 병원으로부터 겸직 허가 요청을 받은 지 하루 만인 지난 21일 이를 승낙했다. 소속기관인 병원이 합의해 요청한 사항이어서 절차상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인원이 부족한 의사는 어떤 범죄나 비위를 저질러도 시간이 나지면 복귀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하고 이에 따라 도덕적 해이도 심해진다”며 “의사 면허를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의를 빚은 의사는 다시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기 힘들다는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당장 해당 의사가 속한 과가 문을 닫아야 하고, 협진이 어렵고, 응급환자를 볼 수도 없는 병원의 속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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