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우주선 ‘스타십’ 발사에 실패한 뒤 올여름 재도전을 앞둔 가운데 발사로 인한 환경 파괴 위험이 지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현지 시간) 스페이스X가 첫 시험비행 당시 손상된 발사대를 복구할 계획이며 이르면 초여름에 재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청(NASA·나사) 국장은 이날 하원 과학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은 계획을 전달받았다며 “(스페이스X는) 발사대 재건과 두 번째 로켓 준비에 약 2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달과 화성에 사람 및 화물을 보낸다는 목표로 개발해 온 초대형 우주선이다. 앞서 20일에 첫 지구궤도 시험비행에 나섰지만 발사 4분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X가 두 번째 시험비행을 시도하려면 연방항공청(FAA)의 재허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첫 발사 당시 생성된 미세 파편과 분진 등이 예상보다 훨씬 멀리 확산한 것이 확인되며 논란이 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험 비행 당시 발사대가 폭발하며 사방으로 방출된 콘크리트 조각 등 입자물질들은 발사장에서 약 10km 떨어진 곳에서까지 발견됐다. 입자물질은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오염물질’로 규정돼 방출 시 규제 대상이다. 이밖에 인근 지역에서 1.4 헥타르(ha) 규모의 화재도 발생했다.
이에 지역 주민과 연구진 측은 대기질 악화로 인한 폐·호흡기 질환 위험은 물론 멸종위기종 서식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생물다양성센터는 발사 영향권 내에 서식하는 파이핑플러버·오셀롯·켐프 리들리 등 멸종위기종에 파편 및 입자물질이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가들은 공공안전과 야생동물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더욱 심층적으로 조사한 뒤 재발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FAA는 폭발 사고에 대한 종합적인 측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스타십 발사 프로그램을 중단시켰다. FAA 대변인은 "안전성이 (스타십) 발사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며 "불상사에 관한 조사가 몇 주 안에 끝날 수 있지만, 더 복잡한 조사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는 완화 조치 계획을 제출한 후 FAA에 시험 비행 승인을 요청해야 한다. 다만 제어드 마고리스 생물다양성센터 변호사는 "FAA의 요구 사항은 스페이스X가 쉽게 이행할 것이나, 지역 주민의 건강이나 멸종위기종 보호에는 궁극적으로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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