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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아픈 50대 男 ‘오십견’ 때문 아닐수도 [건강 팁]

■ 정현장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고령화·스포츠 활동 증가로 어깨질환 환자 증가세

어깨통증 유발 원인 다양…조기에 정확한 진단 필수

동결건과 혼동 쉬운 회전근 개 파열, 방치하면 치료부담↑

오십견의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정확히 50대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생활습관, 운동 정도 등에 따라 더 일찍 혹은 더 늦게 생길 수도 있다. 이미지투데이




인구 고령화와 함께 골프, 테니스 등의 스포츠 활동이 늘어나면서 어깨 질환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한해 어깨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50만 명에 이른다. 오래 전부터 흔히 50대 전후가 되면 어깨가 아프기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통칭해 오십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까지 이러한 개념이 통용되다 보니 어깨 통증을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한 번 진행되면 자연 치유가 어렵고, 중증 단계에 이르면 인공관절 수술까지 필요한 질환도 있으므로 초기에 명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많은 환자들이 오십견을 마치 고혈압, 당뇨와 같이 특정 질병을 지칭하는 용어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오십견의 흔한 원인으로 알려진 질환들은 정확히 50대부터 시작하지 않는다. 생활습관, 운동 정도 등에 따라 더 일찍 혹은 더 늦게 생길 수도 있다. 따라서 오십견은 엄밀한 의미에서 특정 질병이라기보다는 중년 이후에 새로 발생한 어깨의 통증을 대표하는 증상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결건(왼쪽)과 회전근 개 파열.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흔히 말하는 오십견을 유발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어깨가 마치 얼어붙은 것처럼 잘 움직이지 않고 운동범위가 제한되는 '동결건'이 꼽힌다. 동결건은 어깨 관절이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인체 내부의 구조 중 하나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크기가 줄어들고 주변 구조물과 들러붙어 발생한다. 또다른 용어로는 유착성 관절낭염이라고도 불린다. 동결건은 통증 조절 치료와 가동범위를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병행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수술적인 치료까지 필요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러나 이러한 동결건과 혼동되기 쉬운 질환 중 하나로 회전근 개 파열이 있다. 회전근 개 파열은 어깨를 잡아주는 여러 힘줄과 근육들의 모음인 ‘회전근 개’가 파열되는 질환이다. 치료 시기를 놓쳐 파열 범위가 작은 초기 단계를 넘어가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해지는 상황이 많으므로 이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전근 개 파열은 어깨 가장 위쪽에 있는 힘줄인 ‘극상근’이 파열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팔을 들어 올리는 등의 동작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유사하다 보니 많은 환자들이 동결건과 회전근 개 파열을 혼동하고, 병원 방문까지 늦어진다. 그러나 동결건과 회전근 개 파열은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기능 면에서도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동결건의 경우 주변 조직과 유착 때문에 관절의 가동범위만 제한될 뿐, 팔을 움직이는 기능 자체는 남아있는 반면, 회전근 개 파열은 힘줄 자체가 전체 혹은 부분적으로 끊어져 있어 팔을 움직이는 데 힘을 전달하는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회전근 개 파열과 단순 동결건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자기 진단법을 시행해보는 것도 유용하다. 바른 자세로 서서 팔을 들 때, 혼자서 들어 올릴 때와 다른 사람이 올려줬을 때의 차이를 살펴보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동결건은 운동 범위가 제한되므로 혼자서 들 때와 다른 사람이 도와줄 때 모두 비슷하게 팔이 더 안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회전근 개 파열은 힘줄이 끊어져서 팔을 들어 올릴 힘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도와준다면 혼자서 들 때보다는 팔이 더 올라갈 수 있다. 또다른 방법은 팔을 30도 정도 옆으로 뻗고 엄지가 아래로 향하게 회전시킨 상태에서 팔을 위로 들어 올리듯이 힘을 주고 있는 동안 다른 사람이 팔을 아래로 누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팔이 힘없이 내려간다면 동결건보다는 회전근 개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단, 회전근 개 파열이 오래 지속될 경우 관절이 굳으면서 동결건에 의한 2차 질환으로 생길 수도 있으므로 자기 진단법에만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증상이 수개월 이상 지속됐다면 반드시 전문의에 의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통상적으로 회전근 개가 50% 미만으로 파열된 환자에게는 수술을 서두르기 보단 약물치료와 재활운동을 병행하면서 어깨를 사용하도록 권한다. 운동과 생활 습관 관리로 증상이 좋아지면서 수술 시기를 늦출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더 진행되어 남아있는 힘줄이 절반에 못 미치는 경우에 이르면 수술 치료를 고려하게 된다. 이 때 대부분의 수술은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여럿 내어 내시경을 삽입해 뜯어진 힘줄을 당겨서 다시 뼈에 붙이는 방식으로 수술하는 ‘관절경 하 회전근 개 봉합술’ 방식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2~3개월의 재활치료를 거치면 정상 어깨의 80% 수준까지 회복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6개월 정도 재활치료를 받은 후에는 골프, 수영 등 일반적인 운동도 가능하다.

회전근 개 파열이 방치된 채 중증 단계에 이르면 힘줄이 점차 닳아서 없어진다. 이러한 단계에서는 붙여도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클 뿐 아니라 염증과 더불어 관절이 완전히 망가지는 상태에 이른다. 이 경우 관절경 수술로도 치료가 어렵고, 어깨 관절을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큰 수술을 받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발견 시기가 늦어지고 방치될수록 비수술 치료에서 관절경 수술, 인공관절 수술로 치료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치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동결건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깨 통증 등 이상 증상이 느껴진다면 오십견이라는 익숙한 단어에 구애받기 보단, 병원을 적극 방문하는 것을 권장한다.

정현장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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