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1조 원 대의 적자를 내며 고전 중인 LG디스플레이(034220)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강등됐다. 3월 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지 두 달 만이다.
12일 한국기업평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지난 3월에도 회사의 등급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내려잡은 바 있다.
한기평은 등급 하향 요인으로 실적 부진을 꼽았다. 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1.8% 줄어든 4조 4111억 원에 불과했다. 영업손실은 1조 984억 원에 달해 한 분기 적자만 지난해 연간 적자(2조 850억 원)의 절반에 달했다.
한기평은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가파른 금리·물가 상승 등 거시적 요인으로 인해 전방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고, 중국 패널업체 중심으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가격 하락이 장기화됐다”며 “중국 생산지 봉쇄 및 품질 이슈에 따른 일부 패널공급 지연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해 차입 부담도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올해 3월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48.0%, 46.9%까지 불어 1년 전(159.3%, 34.4%) 대비 악화됐다. 저조한 영업실적과 지난해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부문 관련 유무형자산 손상차손 인식(1조 3000억 원) 등에 따른 거액의 당기순손실로 자본 규모 자체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한기평은 회사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단기간 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기평은 “LCD 사업합리화 추진 및 제반 비용감축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나, 악화된 매크로(거시) 환경에 기인한 부정적 수급환경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저조한 영업실적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 환경을 감안할 때 중소형 OLED 사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소요가 불가피하나, 대규모 영업적자에 따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적자 전환으로 투자를 위한 자체재원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자금소요 대부분을 금융기관, 계열사 및 고객사 등 외부차입에 의존함에 따라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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