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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큐, 폐업 수순…마이데이터 첫 허가 취소 사업자 나오나

'디지털금융 미래' 각광 속 출범

수익 모델 못찾고 손실만 누적

허가후 2년간 서비스 출시 못해

금감원 내달 허가 취소 가능성

사진 설명




디지털 금융의 미래로 꼽히던 ‘마이데이터’와 관련해 첫 허가 취소 사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마이데이터 사업의 길이 열렸지만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 ‘뱅큐’가 사실상 폐업 절차에 들어갔다. 현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및 웹페이지 이용이 중단된 상태다. 수장도 창업자인 천정훈 대표에서 올해 초 손종민 대표로 바뀌었다.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뱅큐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 비욘드펀드의 모회사 비욘드플랫폼서비스에서 만든 핀테크 서비스로 은행이나 카드 등 금융 생활 정보를 한 곳에서 손쉽게 관리하는 모바일 개인자산관리 기능을 제공했다. 신용정보법 개정을 앞두고 천 전 대표가 2019년 분사해 회사를 설립했으며 2021년 7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하고 사업 본격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2021년 기준 4억 45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재무적 어려움이 발생했고 관련 서비스조차 출시하지 못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허가를 받고 1년 이내에 관련 영업을 개시하지 않을 경우 감독 당국은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뱅큐가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은 지 1년이 지난 지난해 하반기 1년의 유예기간을 주고 올해 6월 말까지 사업을 개시하거나 폐업을 통해 허가권을 자진 반납하지 않을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출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6월 말까지 뱅큐가 마이데이터 허가를 자진 반납하지 않으면 취소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뱅큐의 이 같은 상황이 실질적으로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어려운 업계의 상황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핀테크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대형사들도 이익을 내지 못하고 투자만 하고 있는데 작은 스타트업들은 더욱 견뎌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의 지난해 금융데이터 산업 영업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전체 마이데이터 사업자들의 관련 매출은 지난해 2조 1280억 원이었으나 대부분 대출 중개 같은 겸영 업무에서 99% 이상 발생했고 고유 업무인 신용정보통합관리 수익은 미미했다. 영업손실은 약 2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중복 포함)는 2021년 12월 740만 명에서 지난해 12월 6646만 명으로 약 9배 많아졌지만 총 64개 사 중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상위 3개사에 35%인 2291만 명이 집중됐다. 반면 뱅큐를 포함한 4개 사는 아직 서비스 개시조차 못하고 있다. 그중 현대가 3세인 정대선 사장이 설립한 HN핀코어도 지난해 4월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획득하고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서비스 출시를 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중 관련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미 진출한 사업자들의 상황이 이렇다 보니 후발 주자의 전망도 밝지는 않다. 일례로 삼성카드의 경우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받은 중징계로 타사보다 뒤늦게 마이데이터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달 17일 예비인가를 받고 같은 달 28일 금융 당국에 본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KB국민·신한·우리·현대·BC·하나카드 등이 먼저 허가를 받고 사업을 전개 중인 터라 확실한 차별점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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