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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싸움에 삼성도, 현대차도, LG도 '등 터졌네'…中 사업 어쩌나 [biz-플러스]

삼성전자 中 법인 매출 한 자릿수 추락

현대차 점유율 1%, LG전자 中 매출 2%대로

美中 갈등·애국주의·내수 전환 '3대 악재' 직격

"시장규모 아깝지만…출구전략 생각할 시점"

脫중국론 솔솔…"14억 시장 포기 섣불러" 신중론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사진제공=울산시




깊어지는 미중 갈등에 삼성전자의 중국 내 영업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현지법인을 통한 매출 비중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 현대차, 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의 현지 매출도 급격히 위축되면서 중국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 中 법인 매출 역대 최저…현대차 점유율 1%대 추락


17일 삼성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소재지 기준) 내 법인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5조 5652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63조 7453억 원)의 8.73%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지역별 법인의 영업 현황을 기재한 2014년 4분기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분기 단위로 중국 비중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것도 지난해 3분기(9.64%) 이후 두 번째다.



삼성전자가 중국 법인을 통해 일으킨 매출은 2019년 16.51%를 기록한 뒤 매년 감소세를 보여왔다. 2021년 16.29%, 2022년 11.78%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8%대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중국 내에 생산·판매·연구개발 등을 담당하는 30개 법인(자회사 법인 포함)을 두고 있는데 중국 내 법인을 통한 영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의미다. 본사의 중국 전체 매출도 전년 동기의 14조 8607억 원에서 46.7% 급감한 7조 9153억 원을 기록했다.

다른 국내 대표 기업들의 중국 사업 부진도 심상치 않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BHMC)는 1분기 매출이 1조 1522억 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현대차 매출(37조 7787억 원)의 3%에 불과했다. BHMC는 현대차가 연간 114만 대 넘는 차를 판매한 2016년 1분기만 해도 매출 4조 3787억 원을 거두며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의 19.5%를 책임졌었다. 기아 또한 중국 법인 장쑤위에다기아(KCN)가 올 1분기에 385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기아 매출(23조 6907억 원)의 1.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2016년만 해도 현대차·기아는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현지의 반한 감정이 지속되고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토종 브랜드가 무섭게 성장하자 현대차·기아는 점차 점유율을 경쟁사에 내줬다. 지난해 중국 내 현대차의 판매량은 25만 대 선까지 낮아지며 시장점유율도 1.2%로 쪼그라들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몇 년 새 중국 매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미국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19년 46.57%로 절반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27.36%까지 줄었다. 미국 매출 비중은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9년 30.16%로 중국에 밀렸지만 이듬해에는 39.77%로 중국(38.30%)을 앞섰고 지난해에는 53.70%로 절반을 넘겼다.

글로벌 가전 업계 1위인 LG전자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1분기 중국 내 매출 비중이 2%대까지 떨어졌다. 2019년 4%대(4.04%)였던 LG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에 2.98%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매출 비중은 19.80%(2019년)에서 23.32%(올해 1분기)까지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美中 갈등·애국주의·내수중심 전환 등 ‘3대 악재’ 직격




중국 내 영업활동이 급격히 위축된 것은 최근 몇 년 새 급변한 글로벌 불확실성의 여파다. 미중 갈등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내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히 얼어붙은 중국 경기도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국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에 장비 반입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핵심 사업인 반도체의 불확실성이 커진 점이 뼈아프다. 미국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제재 유예 조치를 적용했지만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늘면서 정상적인 사업 계획을 짜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결과는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 국가로 체질을 바꾸려는 중국 정부의 전략과 맞닿아 있다. 중국의 4월 달러 기준 수입액은 전년 대비 7.9% 감소해 7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갈등의 상대국인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감소가 3.1% 수준에 그친 반면 한국으로부터 수입 감소는 26.0%에 달했다. 특히 한국의 성장 동력인 집성회로(반도체)와 자동차·부품 등의 가격과 수입 물량이 모두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해 호황을 누렸던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린 셈이다.



이런 이유로 국내 기업들이 점진적으로 ‘탈(脫)중국’에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 또한 중국과의 패권 전쟁에 동참하라는 압박을 높이고 있어 기업들로서도 마냥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치외교적 갈등 뿐 아니라 시진핑 체제 이후 중국이 애국심 강요와 보조금정책 등으로 자국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이 버티기 힘들어 지고 있다”며 “시장규모나 소비자 수를 생각하면 아쉽지만 출구전략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중요한 시장으로서 계속 집중하고 있다”며 “사업 전략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수출기업 공장 가동률 ‘뚝’…脫중국 주장도 힘 실려


중국 시장에서의 급격한 위축은 국내 수출 기업들의 위기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이유를 중국 수출 관계로 해석하긴 어렵지만, 전자 업계를 둘러싼 수요 한파가 닥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일제히 생산량 조절에 나서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업 별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공장 가동률이 급감했다. 삼성전자 DX 부문 영상기기 공장의 1분기 가동률은 77.1%로 전년 동기(84.3%)보다 7.2%포인트 하락했으며 LG전자 역시 TV를 생산하는 HE사업본부의 가동률이 전년(87.8%) 대비 12.5%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전기·LG이노텍 등 부품 업체의 가동률도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의 부천캠퍼스와 상우캠퍼스의 가동률은 각각 89.35%, 62.13%로 전년 동기(97.34%·97.99%)와 비교해 큰 폭으로 꺾였다.

최설화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내 재화소비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한국 등 주변 국가와 기업들이 낙수효과를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중국 폭스콘 공장. EPA=연합뉴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글로벌 기업의 ‘탈(脫)중국’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 생산 업체이자 애플의 최대 협력사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은 생산 기지를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폭스콘은 자체적으로 7억 달러를 들여 아이폰 부품 공장을 인도에서 건설할 예정이다.

문제는 탈중국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 최대 공장으로서의 중국은 포기하더라도 인구 14억 명이 넘는 최대 시장으로서의 중국까지 포기해서는 정상적인 비즈니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전자제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아직 보이지 않는 점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범용 제품을 쓰는 반도체 시장은 중국 경기가 살아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지만 TV 등 세트 시장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써볼 만하다는 것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교수는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라고는 하지만 세트(완제품) 부문이 끌어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며 “전 세계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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