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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TL' 등 대작 줄이어…하반기 해외시장서 반전 쓴다 [궁지 몰린 K게임]

<하> 글로벌 공략 흥행몰이

넷마블 中 판호 게임 연내 출시

크래프톤 印서 '배그모바일' 재개

네오위즈 콘솔 RPG 'P의 거짓' 등

게임성 높인 신작으로 정면승부





엔데믹에 따른 성장 둔화에 P2E 게임 코인 이슈까지 겹치며 궁지에 몰린 국내 게임 업계가 하반기부터는 해외 시장 확대와 신작 출시로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닫혀 있던 중국과 인도 등 해외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게임성을 강화한 작품과 수익모델(BM)로 흥행몰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외자 판호를 받은 게임사들은 퍼블리셔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에 나섰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게임 12종에 대해 서비스를 허가했다. 넥슨게임즈(225570)·데브시스터즈(194480)·스마일게이트·네오위즈(095660) 등 게임사들은 중국 파트너사와 함께 사전 예약 등 마케팅에 돌입했다.

특히 올 1분기에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넷마블(251270)은 최근 중국 판호를 획득한 5개 게임을 연내 출시를 통해 하반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비즈니스는 퍼블리싱이 대부분이라 매출이 곧 영업이익"이라며 “여러 게임사들이 다시 열리는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들어 미중 갈등이 더욱 악화하면서 중국 내에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함에 따라 정식 서비스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게임사들은 사태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

올해 중국을 넘어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하는 인도와 젊은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는 게임사들이 특히 주목하는 시장이다. 크래프톤(259960)이 서비스하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 18일(현지 시간) 차단 해제를 받고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게임이 차단됐던 10개월 간 발생하지 않았던 인도 시장의 모바일 게임 매출이 회복될 것"이라며 “중동과 아프리카로도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로서 인도 시장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일게이트도 최근 베트남 현지에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 법인을 통해 동남아 우수 개발자를 채용하고 스마일게이트 그룹의 글로벌 성장을 지원하는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사들은 글로벌에 최적화된 IP와 BM으로 해외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엔씨소프트(036570)의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는 개발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겨냥해 개발됐다. 날씨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심리스 월드와 던전, 이용자 선택에 따라 역할이 변하는 프리 클래스로 차별화를 꾀했다. 엔씨는 ‘리니지' 시리즈에서 이용자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과금에 의존해야 하는 P2W(페이투윈)을 선보여왔지만 서구권에서는 거부감이 상당하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올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시장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보편성을 감안한 BM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TL에 다른 방식을 도입할 것을 예고했다.

오는 8월 출시를 앞둔 네오위즈의 ‘P의 거짓’은 지난해 유럽 최대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한국 게임사 최초로 3관왕을 수상하며 서구권 게임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고전 동화 피노키오를 잔혹극으로 각색한 소울라이크 장르 콘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콘솔 패키지 게임으로 처음 구매할 때만 비용을 지불하고, 혼자 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라며 콘솔 게임 비중이 높은 서구권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흥행으로 해외에서도 성과가 기대되는 위메이드(112040)의 ‘나이트 크로우’도 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사태가 위메이드의 입법 로비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등 악재가 있지만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등 양대 앱마켓에서 2주째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위메이드는 연내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통해 나이트 크로우를 해외 시장에 내놓는다. 증권가에서는 올 1분기 적자 전환한 위메이드가 나이트 크로우의 해외 성과 후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293490)는 다음 달 ‘오딘: 발할라라이징’으로 일본 시장 문을 두드리고 4분기에는 북미·유럽에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1분기 실적에 기여한 ‘에버소울’은 4분기 일본에 출시를 준비 중이다.

과금 유도형 수익모델에 대한 높은 의존도와 P2E 게임 사행성 논란 등으로 국내 게임 산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개발 능력 만큼은 여전히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을 통해 국부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재홍 한국게임정책학회장(숭실대 교수)는 “코인 사태와 엔데믹으로 인한 게임 소비 감소,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안 등으로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를 적극 모색해야 하는 시기를 맞았다"며 “북미·유럽 시장에 맞는 스토리텔링 등 특색있는 IP를 선보이고 새로운 BM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만큼 현재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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