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내가 역대 최고’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건 다른 사람들이 논의할 문제니까요.”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가 12일(한국 시간)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 기록인 23회 우승을 달성한 뒤 이렇게 말했다. 역대 최고라는 공인에서 애써 한발 물러선 것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더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발언이다.
조코비치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프랑스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4위·노르웨이)를 3시간 13분 만에 3 대 0(7 대 6<7 대 1> 6 대 3 7 대 5)으로 돌려세웠다. 우승 상금은 230만 유로(약 31억 9000만 원). 곧 발표될 세계 랭킹에서 5주 만에 1위에 복귀하게 된다.
프랑스 오픈 세 번째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22회 우승의 라파엘 나달(15위·스페인)을 넘어 메이저 남자 단식 우승 횟수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이번 대회에 불참한 나달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문제로 지난해 US 오픈에 출전하지 못한 조코비치는 지난해 윔블던, 올해 호주 오픈에 이어 이번까지 메이저 3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만 36세 20일로 남녀 단식을 통틀어 프랑스 오픈 최고령 우승 기록도 새로 썼다.
첫 세트를 타이 브레이크 끝에 따내며 기선을 제압한 조코비치는 2세트 루드의 첫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해내며 우위를 점해 게임 스코어 2 대 0으로 앞서갔다. 팽팽하던 3세트에 루드의 여섯 번째 서브 게임을 공격적인 포핸드로 따내 우승을 예감했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남은 메이저인 윔블던과 US 오픈마저 제패하면 한 해 모든 메이저를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이는 역대 2명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세월이 난적이라지만 조코비치는 이번 프랑스 오픈에서 ‘띠동갑’ 이상 차의 어린 상대를 4명이나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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