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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안보 불안 잠재운 K무기의 압도적 위력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다연장로켓·전차·자주포 등 국산무기

'합동 훈련'서 화력 뽐내며 敵 격멸

한미 연합전력 과시 의미 더하도록

원거리 실사격 훈련장 건설 서둘러야





북한 핵·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안보 불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K방산의 이름으로 우리나라 무기가 날개 달린 듯 팔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지만 실제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는 힘들다. ‘2023 연합·합동 화력 격멸 훈련’은 국민들의 안보 불안을 잠재우고 우리의 국방 역량을 확인시켜준 뜻깊은 행사라 할 수 있다.

화력 격멸 훈련은 적의 도발을 격멸한다는 의미의 실사격 훈련이다. 이번 훈련이 진행된 경기도 포천의 승진(勝進)과학화훈련장은 우리 군의 대표적인 실사격 화력 훈련 장소다. 관람실 벽면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화력 훈련을 참관한 역대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다. 훈련은 적 공격을 격멸하는 다연장로켓 ‘구룡’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구룡은 한 번 사격에 축구장 3개 크기의 지역을 초토화하는 한국형 다연장로켓이다. 이어 K방산의 대표 주자인 ‘K9A1’ 자주포 사격이 이뤄졌다. 사거리가 40㎞가 넘기 때문에 원거리 기지에서 발사됐지만 훈련장 표적에 정확하게 꽂혔다. 3분 기준 6발 이상 발사할 수 있고 발사 후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어 세계 방산 시장에서 가성비가 가장 높은 자주포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육군 항공대의 ‘코브라’와 ‘K2’ 흑표전차가 적 전차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함으로써 적의 공격은 격퇴됐다. 공격하는 적을 신속하게 격멸할 수 있는 것은 한미 연합의 감시 정찰 자산이 실시간으로 적의 이동을 탐지하기 때문이다. 이번 화력 격멸 훈련에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무인정찰기 ‘그레이이글’이 참여했다.

반격은 적 핵심 표적에 대한 육군 항공·포병 전력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K2 흑표전차가 본격적인 활약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흑표전차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적 전차 표적을 분쇄했다. 이어 지상 공격 부대가 기동했다. 공격형 드론이 투입되면서 전방의 적 위협을 식별하고 지뢰와 같은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한 개척 장비가 진격했다. 이후 이번 화력 격멸 훈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공중 및 지상 화력이 동시에 사격하는 통합 화력 사격이 천지를 울리며 실시됐다. 공중에서는 아파치 헬기의 전술 비행과 함께 이번 훈련에 참여한 모든 전차와 대포에서 포탄이 발사돼 적을 완전히 무력화함으로써 훈련은 절정에 도달했다. 하늘에는 승리의 ‘V’자가 그려지면서 연합·합동 화력 격멸 훈련은 마무리됐다.



이번 훈련은 각 군 간의 합동성을 발휘하고 한미 전력의 연합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방식이나 규모에서 전례 없는 훈련이었다. 압도적인 한미 연합 전력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움찔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K방산의 효자들이 어떻게 운용될 것인지를 확인한 것도 큰 보람이다. K2 전차와 K9A1 자주포는 이번 훈련에서도 정확성과 기동력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6·25전쟁 당시 제대로 된 무기 하나 없이 맨몸으로 싸웠던 것이 우리 국군이다. 그러던 우리가 70여 년 만에 최고 성능의 무기를 자체 개발·생산하는 세계적 수준의 군사 강국으로 성장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여기에 공군의 KF21 등 첨단 전투기와 각종 해군 전함까지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자주국방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1950년대 조성된 훈련장이다 보니 충분한 원거리 사격을 할 수 없었다. K2 전차의 경우 3㎞ 이상의 사거리가 보장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기동 사격을 확대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이번 훈련에서 화력 훈련의 상당 부분이 고정 표적 사격이었다. 이동 표적에 대한 사격을 통해 실전적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를 위해서 발전된 무기 체계에 상응하는 새로운 실사격 훈련장의 건설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실사격 훈련장의 부족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기존 훈련장을 개량하는 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세계 최고 성능의 K무기 체계에 걸맞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실사격 훈련장을 마련해야 한다. 국방부의 획기적인 발상 전환과 예산 배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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