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다시 한 번 공모 회사채 시장을 두드린 LG유플러스(032640)가 모집액 1500억 원의 10배가 넘는 자금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3년물(800억 원)에 8350억 원, 5년물(700억 원) 7100억 원 등 총 1조 5450억 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넉넉한 주문 물량에 힘입어 회사는 회사채 발행일인 오는 23일 최대 3000억 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단말기 대금 지급, 전자어음 만기 상환 등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에 -30bp~+30bp(1bp는 0.01%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를 희망했는데 3년물과 5년물 모두 -10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한 회사채 가격보다 더 낮은 금리로 조달한다는 뜻이다.
LG유플러스의 공모채 발행은 올해 1월 이후 약 반 년 만이다. 당시에도 2000억 원 모집에 3조 2600억 원 자금을 받아내며 흥행을 거머쥐었다.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지난해 10월 사상 첫 미매각 사태를 겪기도 했지만, 올해 초부터 우량채 중심으로 회사채 수요가 되살아난 덕분에 3개월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꾸준한 흥행의 비결로는 ‘AA(안정적)’의 우량한 신용등급과 탄탄한 실적이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한 13조 9000억 원의 매출을, 영업이익은 10.4% 증가한 1조 813억 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부채비율(134.0%)과 차입금의존도(35.6%) 등 재무안정성 지표도 좋아졌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LG유플러스에 대해 “과점적인 시장 지위와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해 사업 안정성이 매우 우수하다”며 “지난 2020년부터는 서비스 수익 성장, 마케팅 비용 제어 등을 통해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1996년 LG그룹의 이동통신사업자로 설립됐다. 2010년 1월 그룹 내 유선사업자인 LG데이콤과 LG파워콤을 흡수합병해 유무선통신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종합통신사업자로 전환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