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해외 진출국을 늘린다. 유해성과 냄새 피해 등에 국내 담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연초 담배에서 전자담배로 이동하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해 '국내 담배 1위' 지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G는 최근 신탄진공장에 전자담배 생산설비 2기를 추가로 도입했다. 이에 따라 관련 생산설비는 기존 5개에서 7개로 늘었다. KT&G는 단계적인 추가 증설을 통해 내년까지 총 10기의 생산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내년 신탄진공장의 전자담배 연간 생산능력은 100억 개비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규모가 커지면서 KT&G는 지난해 연간 40만 상자를 보관할 수 있는 자동화 창고도 지었다.
KT&G는 신탄진공장을 시작으로 국내 다른 제조공장에도 단계적으로 전자담배 설비를 증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향후 증가할 수출 물량에 대비해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카자흐스탄에 신규 공장도 건립 중이다. KT&G는 현재 폴란드와 러시아 등 30여 개국에 전자담배와 전용 스틱을 수출하고 있다. 연평균 스틱 수출량 성장률은 24%에 달한다.
KT&G가 전자담배 사업 확대에 나서는 가장 큰 요인은 빠른 시장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규모는 2017년 4900억 원에서 2020년 2조 원을 돌파했고, 2025년에는 2조 5000억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KT&G 전체 담배 매출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도 25%까지 확대됐다. KT&G는 2025년까지 이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KT&G는 릴 하이브리드를 앞세워 지난 2월 한국필립모리스를 제치고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앞서 KT&G는 지난 1월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와 글로벌 일반 담배, 건강기능식품 3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5년간 약 4조 원을 투자해 10조 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전자담배 부문에서는 1조 2000억 원을 투자해 2027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등 여파에도 중장기 비전을 갖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