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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대그룹, 전경련 사실상 복귀…'재계 맏형' 위상 회복 신호탄

◆전경련, 한경硏 흡수 통합

한경연 해산하며 회원사 명단 이관

위상 회복 첫발…회장 인선 주목

신동빈(왼쪽부터)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 3월 일본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연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사실상 복귀했다. 재가입 형태가 아닌 산하 연구기관의 회원 명단을 넘겨받는 형태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재계의 위상 회복을 노리고 있는 전경련이 ‘맏형’ 자리를 되찾기 위한 큰 고비를 하나 넘게 됐다.

5일 업계와 전경련에 따르면 전경련은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전경련 명칭 변경 및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의 통합 계획을 논의했다. 한경연도 이날 총회를 개최하고 전경련과의 통합을 위해 ‘연구원 해산’ 안건을 의결했다. 해산과 함께 한경연의 재산과 회원사 명단 등을 전경련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8~9월 전경련 총회를 통해 한경연과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4대 그룹의 회원 자격이 최종 회복된다.

4대 그룹은 2016년 K스포츠·미르재단 후원금 논란 등으로 전경련을 순차적으로 탈퇴했다. 하지만 연구 단체인 한경연은 탈퇴하지 않고 회원 자격을 유지해왔다. 4대 그룹은 이 같은 ‘전경련 복귀’ 방식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암묵적으로 동의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때 전경련 전체 회비의 70%까지 달했던 회비를 다시 낼지 등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4대 그룹이 재가입 형태가 아닌 이 같은 방식으로 전경련에 복귀하게 된 것은 불미스러운 사태에 따른 국민적인 부정적 이미지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 들어 전경련이 활동 폭을 넓히면서 전경련 복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기는 했지만 여론을 의식해 탈퇴한 뒤 적극적으로 복귀 의사를 내비치는 것은 부담스러웠던 탓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통합 방식으로 서류상 회원사로 포함하겠다는 것은 딱히 문제 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회비 납부, 회장단 합류 등 적극적인 회원 활동을 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8~9월께 총회를 열고 한경연과의 통합을 공식 선언하면서 단체 이름을 ‘한국경제인협회’로 바꿔 새롭게 출발할 계획이다.

전경련으로서는 이번 4대 그룹의 합류를 통해 ‘재계 맏형 복귀’를 위한 든든한 지원군을 얻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경련은 지난 정부에서 철저하게 ‘패싱’당하면서 위상이 크게 추락했지만 현 정부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3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과정에서 일본 경제계와 교류 행사를 주도했고 4월 방미 기간에도 경제사절단을 구성하면서 위상을 높였다.

전경련의 위상 회복 과제를 맡은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은 전경련을 한경연과 통합해 조사·연구 기능을 대폭 강화한 ‘싱크탱크형 경제 단체’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남은 과제는 중량감 있는 차기 회장 인선이다. 전경련은 4대 그룹 총수 등 무게감 있는 재계 인사가 다음 회장을 맡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거론된다. 정 회장의 경우 전경련이 연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식사’ 행사에 1호 연사로 참석하기도 했다. 다만 주요 그룹 총수들이 전경련 회장으로 전면에 나서기를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차기 인선까지는 시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련 관계자는 “아직 복귀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계속 4대 그룹과 소통하고 있다”며 “혁신안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다 보면 4대 그룹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전경련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 측 관계자 역시 “한경연 회원 승계는 사내 이사회 및 준법감시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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