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다소 잠잠해지는 분위기이지만 이 같은 리스크가 2금융권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약한 고리로 지목되고 올해 상반기 수신 잔액이 감소한 저축은행 업권에서 이탈 고객을 붙잡기 위한 수신금리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습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저축은행 만기 12개월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가 4%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3%대로 떨어진 평균 수신금리가 지난달 초 4%에 재진입한 후 소폭 낮아졌지만 최근 일부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다시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키움YES저축은행이 정기예금 및 자유적립 예금금리를 4.1%에서 4.2%로, 회전YES 정기예금 금리는 4.2%에서 4.3%로 각각 0.1%포인트씩 올렸다. HB저축은행도 e-정기예금 및 정기예금 금리를 4.2%에서 4.5%로 0.3%포인트 인상했고, 스마트 정기예금 금리는 4.3%에서 4.5%로 올렸다. 이후 11일에는 JT친애저축은행이 회전식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4.15%에서 4.3%로 0.15%포인트 인상했다. 파킹통장 금리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 OK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인 ‘읏백만통장2’는 최고 연 5% 이자를 제공하고 SBI·DB저축은행도 최근 파킹통장의 금리를 최대 3.5%까지 높였다.
저축은행에서 수신금리가 다시 오른 데는 최근 새마을금고에서 불어온 ‘뱅크런’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은 새마을금고와 함께 올해 상반기 수신 규모가 크게 줄어든 업권으로 꼽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올해 1월 120조 7854억 원에서 2월 118조 9529억 원, 3월 116조 431억 원, 4월 114조 6159억 원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이는 수신 규모가 저축은행의 두 배가량인 새마을금고에서 올해 2월 265조 2700억 원에서 4월 258조 2811억 원으로 약 7조 원 줄어든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새마을금고 역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최근 예금 인출 사태가 벌어지자 정부에서 중도 해지 예금을 재예치할 경우 기존 약정금리를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기로 한 것에 더해 개별 금고들이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양 동안새마을금고는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20~30대 고객을 대상으로 연 7% 금리를 제공하는 ‘2030 그린 정기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안양 만안새마을금고는 연 5%의 정기예탁금 상품을 판매하고, 이천새마을금고는 다음 달 초까지 연 5.5% 금리의 정기적금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한편 새마을금고에서 중도 해지했다가 재예치된 예·적금 건수가 12일 오후 2시 기준으로 1만 2000건을 돌파했다고 행정안전부와 새마을금고가 밝혔다. 앞서 정부와 새마을금고는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중도 해지된 예·적금을 대상으로 14일까지 재예치할 경우 기존 약정 금리를 복원하고 비과세 혜택을 유지해주기로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