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중동의 주요 산유국들로 구성된 걸프협력회의(GCC)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외교·경제 정책을 협의하는 외교장관급 회의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4일(현지 시간)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6~19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하며 이같은 방안의 조율에 나선다. 우선 첫 방문지인 사우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 대화 설립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9월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을 파견해 첫 회의를 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사우디에 본부를 두고 있는 GCC의 자심 모하메드 알비다이위 사무총장을 만나 양측 간 외교장관급 회의 정례화를 제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GCC는 사우디, 쿠웨이트, UAE,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 6개국을 구성된 지역 협력 기구다.
일본은 걸프 국가들과 협력을 통해 에너지 안보 강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는 일본의 최대 원유 수입처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협의체인 OPEC+에서도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걸프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석유 일변도의 기존 경제구조에서 벗어나 산업을 다각화하는 데 일본과 기술 협력은 큰 이점이 있다.
한편 요미우리는 “일본은 사우디 등과 경제 안보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대(對) 중국 억제도 도모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는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지만 올해 3월 중국의 중재로 오랜 앙숙인 이란과 외교 관계를 정상화하는 등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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