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헤이글(사진) 전 미 국방장관이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한층 위험하다. 아버지나 할아버지만큼 주의 깊지 않으며 훨씬 무모하다”고 지적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와 동일한 부분도 있지만 다른 성격의 소유자”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북한이 한층 강력한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쏘는 이상 더 나아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고 허풍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거기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북한의 위협이 증대되고 중국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워싱턴 선언의 후속 조치로 18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에 대해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 공유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협의체의 본질을 제대로 봐야 한다며 “실체가 ‘협의’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지만 동시에 아주 강도 높은 협의라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핵은 중국 이익과도 상충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라며 “지정학적으로 중국 또한 자신의 뒷마당에서 핵 참사가 벌어지는 것은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북핵은 중국의 이해와도 상충한다”고 강조했다.
헤이글 전 장관은 이 같은 인도태평양 역내 상황을 고려할 때 한미일 공조 강화가 절대적이라고도 했다. 그는 “역사 문제를 둘러싼 한일의 오랜 이견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미래”라며 “오늘은 이미 가버린 것이고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