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국보, 보물 등 국가유산(문화재)들도 침수나 토사 유입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이날 오전 11시 현재 집중 호우로 인해 국가지정문화재에서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총 39건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5시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34건)보다 5건 늘었다.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사례를 보면 사적이 19건으로 가장 많았고, 천연기념물·명승·국가민속문화재 각 5건, 보물·국가등록문화재 각 2건, 국보 1건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2건으로 전체의 3분의 1 가까이 차지했다. 이어 충남·전남 각 7건, 전북 4건, 강원 3건, 충북 2건, 서울·경기·부산·광주 각 1건씩으로 나타났다.
이날 추가된 피해 사례를 보면 경상북도 지역이 많았고 전라남도에서도 사례가 발생했다. 우선 고려 후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영주 부석사 조사당은 최근 계속된 비로 주차장과 진입로에 토사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석사 조사당은 1962년 지정된 국보다. 조사당 옆에 있는 취현암 주변에서는 토사가 유실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올해 장마가 본격화한 이후 국보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주에서는 지난 13일 0시부터 전날 오전까지 35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다.
산사태로 큰 피해가 발생했던 경북 예천도 문화재 피해가 잇따랐다. 예천 청룡사는 경내 일부 지역에서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보물인 예천 청룡사 비로자나불좌상과 석조여래좌상 안전 관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 명승인 예천 선몽대 일원은 기록적인 폭우 속에 일대가 침수됐고, 또 다른 명승인 예천 회룡포는 소나무 일부가 유실되고 마을 일부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함께 호남 지역 상류 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국가등록문화재인 전남 영광 창녕조씨 관해공 가옥은 담장 두 구간이 무너져 내려 현재 조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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