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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오피스, '떨이' 된 물류센터 전철 밟을까

김민경 건설부동산부 기자

김민경 건설부동산부 기자




부동산 개발에도 트렌드가 있다. 너도나도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에 뛰어들던 2020년, 한 채당 몇 백억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주택 붐이 일던 2021년을 지나 올해는 ‘오피스’의 해다. 당장 강남 지역만 가도 고급 오피스텔과 주택을 지으려던 많은 현장들이 오피스로 용도 변경 중이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주택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오피스는 여전히 역대 최저 공실률을 이어가며 임대료가 나날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호시절이 얼마나 갈까.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몸값이 치솟던 물류센터 시장의 현재 상황을 보자. 당시 쿠팡과 신세계·마켓컬리 등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시행사가 물류센터를 개발하기 위해 비싼 값으로 땅을 사들였다.

새벽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는 우후죽순으로 쏟아졌는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사람들은 다시 대형마트와 쇼핑몰로 발길을 돌렸다. 수요가 줄어들자 공실률은 치솟았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공급된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물류센터(연면적 3만 3000㎡ 이상)는 약 170만 6028㎡인데 이 중 29%에 불과한 약 50만㎡만이 임차인을 찾았다.



공실률이 높아지자 공사비는 커녕 땅값도 나오지 않지만 임차인 확보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저온창고를 상온창고로 설계 변경하는 물류센터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천 부평구에 공급 예정인 한 물류센터는 전 층 저온 물류센터로 인허가를 받았으나 착공 전 저온 1개층과 상온 8개 층으로 설계를 바꿨다. 이미 준공이 완료된 곳이나 기존 임차인과 계약이 종료된 물류센터도 저온 공간을 상온 공간으로 임대하고 있다.

텅텅 빈 물류센터는 최근 외국계 자산운용사와 사모펀드(PEF)들이 ‘줍줍’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DCL중부물류센터·청라로지스틱스센터를 비롯해 많은 자산이 안젤로고든·브룩필드 등 외국계로 넘어갔다. 일부 거래의 경우 자금을 대고 만기 때까지 임차인을 채우지 못하면 원가로 자산을 넘기는 콜옵션이 붙었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한국은행은 5월 발행한 경제전망보고서에서 올해 국내 성장률을 1.4%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성장률인 2.6%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앞으로 오피스 시장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트렌드도 좋지만 경쟁력 있는 자산을 적시적소에 공급하는 개발 시장의 혜안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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