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증권(006800) 회장이 다음 달 중순 영국 런던에서 금융감독원이 주관할 국가 투자설명회(IR)에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 동행하기로 해 주목된다. 최 회장은 싱가포르에서 5월 개최된 IR에도 이 원장과 함께 나서 국내 증권사 중 최대 해외 네트워크를 갖춘 미래에셋의 글로벌 사업 확대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 런던에서 열릴 국가 IR 행사에 이 원장과 함께 최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005940) 사장이 증권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다. 런던 IR 행사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이 동행하는 것은 이미 확정돼 알려졌다.
투자 업계는 윤석열 정부가 해외 금융 영토 확장을 강조하는 가운데 최 회장이 5월에 이어 거듭 이 원장과 호흡을 맞추며 국가 IR 행사에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데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에서 해외 사업을 가장 활발히 펼치는 증권사인 데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증권 런던 법인은 5월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조성 전문회사인 GHCO 인수를 완료했는데 국내 증권사의 해외 법인이 선진국에서 현지 금융회사를 품은 것은 처음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에도 경영진 10여 명과 함께 국내외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미래에셋의 해외 사업 전략을 직접 설명하는 IR 행사를 열기도 했다.
최 회장과 함께 최근 유럽 진출에 공을 들이는 정 사장의 행보도 눈에 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4월 런던 현지법인을 설립하면서 유럽 거점의 깃발을 세웠다. 기존 런던사무소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영국 증권업 인가를 앞세운 기업금융(IB) 업무에 공식적으로 시동을 건 셈이다. 정 사장은 런던 법인 신설 당시 출범식에 직접 참가할 만큼 유럽 시장 개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원장은 다음 달 국가IR을 앞두고 스위스 바젤에서 규제기관 회의 일정을 마친 후 런던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독일에서 감독 당국 간 협의 일정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 회장과 정 사장 등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런던 IR 행사에만 참여한다.
이 원장은 런던 IR에서 ‘K금융’을 유럽 시장에 알리고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유럽 주요 투자자들을 만나 한국 투자를 독려하는 한편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와의 협력과 신규 인허가 지원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원장이 최근 부실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해외 오피스 건물 등 부동산·인프라 투자 상황을 현지에서 점검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5월에는 증권 업계에서 최 회장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 원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에 동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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