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의 나스닥 상장을 앞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비전펀드의 ARM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전펀드1의 손실로 투자자들의 믿음을 잃은 만큼 이를 속히 만회하고 차기 비전펀드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1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소프트뱅크가 자체 벤처캐피털(VC) 펀드인 비전펀드가 보유한 ARM 지분 25%를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ARM은 다음 달 중순께 기업가치 600억~700억 달러를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계획 중이고 현재 ARM의 주식은 소프트뱅크가 75%, 비전펀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 수익 회복이 목적인 만큼 지분을 후하게 평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소프트뱅크그룹이 ARM 주식을 인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전펀드1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이다. 손정의(사진)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테크 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2017년 1000억 달러를 조달했으나 공유 오피스 기업 위워크 등에 대한 투자 실패로 최악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위워크 주가는 현재까지 98%나 폭락했다. 비전펀드가 최근 인공지능(AI) 분야의 투자 성과로 흑자 전환했지만 비전펀드1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불만이 상당한 만큼 이들에게 당장 ‘당근’을 안겨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수익 실현으로 비전펀드 전체에도 자금 수혈의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에 비전펀드1 투자자들이 ARM을 통해 이익을 보면 소프트뱅크가 또다시 비전펀드를 모집할 경우에도 자금 수혈이 원활해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adei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