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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딸’ 소집하고 “국가 폭력”운운…팬덤으로 법치 흔드는 행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백현동 개발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날인 16일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검찰 출석 일시와 시간·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담은 글을 올렸다. 이른바 ‘개딸’ 동원령을 내린 셈이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으로 모이자’ ‘이 대표의 경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등의 글을 올리며 참여를 유도했다. 진보 성향 단체 회원들은 17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이 대표를 옹호하는 피켓을 들고 ‘이재명 만세’ ‘이재명 대통령’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검찰 출석 시간에 맞춰 자신의 강성 지지층을 소집한 뒤 정치적 세 과시를 통해 검찰을 압박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검찰 조사를 정치 공세로 몰아가는 데 급급했다. ‘죄를 조작해 뒤집어씌우는 국가 폭력, 정치검찰의 공작 수사’ ‘검사 독재 정권은 저를 죽이는 것이 필생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굽힘 없이 소명을 다하겠다. 기꺼이 시지프스가 되겠다’고 말했다. 바위를 정상에 올려놓으면 떨어져 또다시 이를 올려놓아야 하는 형벌을 받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인 시지프스의 상황을 자신의 처지에 빗댄 것이다. 이 대표가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 피의자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했을 때처럼 정치 탄압 피해자 시늉을 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가 이날 불체포특권 포기 의지를 밝힌 것은 비명계 의원들의 이탈표 가능성을 의식한 데 따른 언급으로 풀이된다.

연쇄 사법 리스크에 노출된 이 대표는 검찰 조사와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대표는 검찰의 정당한 조사를 ‘정치 탄압’으로 몰아붙이고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팬덤 정치로 의혹을 덮으려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 대표는 여론몰이로 검찰 조사와 사법부의 판단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나 성실한 자세로 자신의 혐의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 1월 검사의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한다” “의견을 묻지 말라” 등의 답변을 내놓았던 모르쇠 행태를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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