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들을 만나 한미일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아세안 중심성’을 확고하게 지지하기로 했음을 강조하며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2030 부산 세계 박람회를 통해 우리의 발전 경험을 아세안 등 이웃 나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아세안 회원국에게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아세안 연대 구상’은 인도-태평양에 대한 아세안 관점에 대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지지를 근간으로 한다”며 “지난 1년간 한-아세안 연대 구상이 8개의 중점과제를 식별하고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아세안 연대 구상은 윤석열 정부의 대(對)아세안 정책으로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처음 공개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정부는 한-아세안 연대 구상의 일환으로 아세안과 사이버안보 및 초국가범죄 대응은 물론 퇴역함정을 양도하는 방식으로 해양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세안 청년들의 AI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기 위한 ‘한0아세안 디지털 혁신 플래그십 사업’도 내년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메공강 4개국(캄보디아·라오스·태국·베트남)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기여도 늘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세안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 개발 원조(ODA) 규모를 2027년까지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성과도 아세안 정상들과 공유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의 새시대가 열렸다”며 “3국은 아세안이 주도하는 지역구조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각국의 인태전략을 조율하고 신규 협력 분야를 발굴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연례 한미일-인태 대화를 발족할 것”이라며 “아세안과 태평양도서국의 해양안보 역량 지원을 위해 한미일 해양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새롭게 출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에게 2030 부산 엑스포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은 2014년,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한 도시”라며 “이 자리에 계신 정상들께서도 친숙한 곳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 불과 반세기만에 선진국으로 도약한 나라”라며 “대한민국은 2030 부산 엑스포를 통해 이러한 발전 경험을 아세안 등 이웃 나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고 설했다. 그러면서 “부산이 다시 한번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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